교육은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중요시해야

직업과 결혼, 종교라는 인생의 중요한 세 가지 선택에서 교육의 역할이 매우 커

등록 2008.10.28 11:05수정 2008.10.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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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것 중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학교교육을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 입장에서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적자원의 개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정상인(正常人)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교육은 조직의 생존가능성을 높이는 학교 교육력의 향상을 통한 명문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의 직업선택이나 올바른 인간성 확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고, 지역사회의 입장에서는 학교가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이 중요할 것입니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학교교육이 개인의 발전과 국가의 이익에 창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인간답게 삶을 누리고 사회적 역할을 하면서 개인의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교육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학교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가장 현명하고 가장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개인적 행복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말합니다. 인생에는 세 번의 중요한 선택이 있다고.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직업의 선택입니다. 직업은 먹고 사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일하지 않으면 삶이 참으로 구차스러워집니다. 그리고 힘이 듭니다. 생활뿐만 아니라 사람도 아주 못쓰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국 당나라 때의 선승인 백장회해(百丈懷海)는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라고 말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말은 인간은 노동 없이는 생존할 수 없으며 노동하는 자만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노동이 바로 삶의 일부이어야 하고 그곳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이 과연 직업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얼마나 역할을 할까요. 저는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 리크루트 업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취업준비생 2명 중 1명은 자신의 전공이 취업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은 실제로 전공과 무관한 분야로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사실이 학교교육이 직업선택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습니다. 직업이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안정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학교교육이 직업교육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두 번째의 선택은 바로 결혼입니다. 배우자의 선택을 말하는 것이지요.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나 생활방식이 달라집니다. 악한 사람을 만나면 철학자가 되고 착한 사람을 만나면 신선이 됩니다. 결혼도 선택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도 많은 세상인 것을 보면 말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참 부러울 때도 간혹 있습니다. 원래 사람 마음은 간사하기 이를 데가 없잖아요. 결혼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요즈음 떠들썩한 사건들의 많은 부분은 결혼과 관계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결혼을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했나봅니다.

그렇지만 결혼을 오락이나 흥미위주로 다루는 TV 프로그램도 등장한 것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을 마치 게임이나 오락처럼 재미있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결혼은 현실이고 직접적인 인간관계입니다. 살아보다가 아니면 살아보기 전에 연습도 하고 예습도 하는 그런 이벤트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학교에서 결혼이라는 주제로 다루어지는 교육이 얼마나 될까요? 거의 없습니다. 청소년들의 심각한 문제인 '성교육'도 터부시되고 있는 마당에서 실질적인 결혼과 같은 문제는 참으로 다루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결혼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학생들 간에는 '열심히 공부하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라는 천박한 급훈까지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결혼 그 자체도 '경제적 자본'과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주장처럼 '사회적인 관계자본'으로 간주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수단이 되어버렸습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교육에서도 경쟁과 대결만을 강조하다보니 결혼을 '자본화'하고 '경쟁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이나 이타적인 대인관계와 같은 인간적인 가치를 이제 결혼에서 기대하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래도 학교교육이 결혼의 올바른 길라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선택은 바로 종교입니다. 종교의 선택은 삶의 질과 관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의 삶이 좋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종교는 신념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교(無敎)도 종교일 수 있습니다. 무교라는 종교를 믿는 사람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모든 종교는 다 마찬가지입니다. 종교가 생활화되고 의식화되면 종교의 존재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습니다. 결국 인간만 남는 것입니다. 종교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종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종교의 선택은 자유입니다.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종교는 인간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라 해로운 가르침일 뿐입니다. 올바른 종교선택은 그래서 정말 중요합니다. 물론 종교인으로 살아가면서 종교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로 여기에서 학교교육이 필요합니다. 종교교육이 제대로 학교에서 이루어진다면 종교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종교 활동은 지극히 개인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학교의 간섭이나 교육이 필요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양한 종교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이루어져야 종교 간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각 종교마다 배타적인 종교교육이 이루어지면 종교 갈등과 대립은 갈수록 심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결정해야 할 중요한 선택은 많습니다. 그 선택이 내 인생은 말할 것도 없고 삶의 의미와 가치까지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선택이 이루어졌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개인의 행복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선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교육입니다. 교육 이외의 다른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선택의 요령이나 방법을 습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만큼 우리 개인의 가치관과 행복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마도 없습니다.

교육은 현재 학생들의 개인의 행복과 인권도 지켜주어야 하지만 미래의 개개인의 행복과 삶의 의미도 챙겨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입시교육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인성교육이나 직업교육 그리고 다양한 정서교육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비교과적인 교육이 무시되거나 경시되는 학교교육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학교교육이 개인의 행복과 삶의 가치를 담보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때입니다.
#직업선택 #결혼 #종교선택 #교육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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