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서 '봉하마을 골프연습장' 논쟁 2라운드

민주 정영두 위원장 공개 질의에 김정권 의원 "답변할 내용 없다"

등록 2008.10.28 10:25수정 2008.10.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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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골프연습장이 있습니까?"

"제가 답변해야할 어떤 내용도 없습니다."

 

봉하마을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해 민주당 정영두 위원장(김해갑)이 공개질의하자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김해갑)이 답변한 내용이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정 위원장은 27일 오후 김 의원의 개인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공개질의서를 올렸고, 한나라당 원내 대변인인 김 의원은 이날 저녁 댓글로 답변했다.

 

정영두 위원장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반박하지 않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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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두 민주당 김해갑 위원장. ⓒ 민주당

정영두 민주당 김해갑 위원장. ⓒ 민주당

정 위원장은 "공개질의를 드리는 것은 김 원내대변인이 김해지역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 들어가 본 거의 유일한 한나라당 고위인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말하는 소위 '노방궁(노무현+아방궁)'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서는 지난 9월 4일 한나라당 대표의 생일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던 김 원내대변인의 증언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봉하마을 뒷산에 골프연습장이 있었습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아방궁이었습니까?"라며 "봉하마을 뒷산에 골프 연습장이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 분명하게 답변하고,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아방궁이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라고 시원하게 말씀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거짓을 반박하지 않으면 거짓이 진실로 둔갑한다"며 "지난 10월 14일 한나라당 국정감사 점검회의 인터넷 동영상을 보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소위 '노무현 아방궁' 운운하며 '아니면 말고'식의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또 그는 "홍준표 원내대표와 이은재 의원이 봉하마을 뒷산에 골프연습장이 있다고 발언할 때 김해지역 국회의원인 김 원내대변인이 아무 반박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더더욱 놀랐다"며 "한나라당 당원인 김 원내대변인 입장에서는 묵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하지만, 아무리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더라도 눈으로 본 것은 제대로 말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현장을 눈으로 확인한 사람이 거짓 앞에 침묵하고 거짓을 반박하지 않으면 거짓이 진실로 둔갑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원내대변인이 거짓 앞에 침묵하고 진실 앞에서는 애써 눈을 감아왔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봉하마을에 대한 근거 없는 거짓말을 부풀릴 수 있었다"며 "심지어 원내대표까지도 봉하마을 뒷산에 골프연습장이 있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원내대표를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니며 보좌해온 김 원내대변인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김 원내대변인께서 봉하마을 뒷산에 골프연습장이 있다는 허위보고를 했으리라 생각하진 않는다"며 "하지만, 홍 원내대표의 확신에 찬 표정을 보면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난 22일 봉하마을을 현장조사하기로 했었다가, '자칫 정치적 공세로 비칠 수 있어 방문일정을 무기한 연기'하였다"며 "정치공세를 할 만큼 다해놓고 진실이 두려워 현장방문을 안하겠다는 한나라당이나 눈으로 본 것은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서 인기영합을 위해 좌고우면하는 김 원내대변인이나 제 눈에는 하나도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정권 의원 "의혹 제기한 당사자한테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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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권 한나라당 의원. ⓒ 정영섭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 ⓒ 정영섭

김정권 의원은 이날 저녁 정 위원장의 공개질의서의 댓글을 통해 답변했다. 그는 "글을 보니 씁쓸하다"며 "정당이 다르고 정치의 길이 달랐지만 항상 고향사람에 대한 예의와 도리는 지키고자 했던 제 노력이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가 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질의서를 올린 것이 사실에 대한 확인이 목적인지, 언론에 어떻게든 자신을 좀 알려보자는 정치적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영두 선생의 순수한 충심의 발로라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인간적 신의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 선생이 공개질의서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그 안에는 제가 답변해야할 어떤 내용도 없다"며 "정 선생의 말처럼 봉하마을에 대한 의혹제기에 의혹이 있다면, 그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에게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마땅하다. 저로서는 답변에 대한 하등의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굳이 제 답변을 원한다면 2004년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일부터, 최근 원내대변인이라는 당직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키고자 했던 저의 정치적 소신을 언론 기사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전직 대통령의 후광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몰이배들로부터 전직 대통령을 잘 지켜내는 것 또한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답변했다.

2008.10.28 10:25 ⓒ 2008 OhmyNews
#봉하마을 #김정권 #정영두 #노무현 #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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