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예술제절 마당이 참여 학생들로 빼곡하다.
조태상
참여 학생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데 올해는 모두 950여명이 접수를 했단다. 대회 당일 아침 일찍 절에 가 보니 이미 아이들이 내뿜는 열기와 재잘거림으로 절집이 들썩들썩하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입추의 여지도 없다.
종무소에선 아이들 간식이라며 떡에 음료수를 나누어 주는 절집 보살님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절집 인심이란 게 이런 건가 보다.
사실 시골이나 다름없는 여주에 학생 예술제가 있고, 규모나 내용도 번듯한 행사가 외부의 재정 지원 없이 신륵사 자체로 11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니 그 마음 씀씀이에 남다름이 느껴진다.
신륵사 교무스님의 인사말씀으로 대회는 시작되었는데, 장르별로 대회 주제를 알려주는 방법이 참 새롭다. 그림 그리기 주제는 '장문의 글'로 되어있고, 글짓기 주제는 설명은커녕 제목도 없는 '그림'만 보여주는 식이다.
다양한 예술적 안목과 상상력을 키워주려는 주최자의 의도가 참여 학생들에게는 무척이나 곤혹스러운가 보다.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하는 아이들, 한 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도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교복 잡이에 무언가 작심한 듯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학생까지 각양각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