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없는 도시' 의왕, 신설 계획 없던 일로?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삭감... 이형구 시장 국회에 탄원서 제출

등록 2008.11.12 18:02수정 2008.11.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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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에게 보낸 의왕시장의 탄원서 ⓒ 최병렬


경찰서가 없어 치안부재 불편을 겪고 있는 의왕시가 경찰서 신설 서명운동을 통해 정부 부처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경찰청도 오는 2013년 경찰서 신설을 목표로 기획재정부에 예산편성을 올렸으나 기획재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경찰서 신설이 무산될 위기에 몰렸다.

의왕시에 따르면 이형구 의왕시장은 지난 10일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에게 "최근 경찰서 신설에 대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면서 시민의 불만과 불안은 극에 달해 있다"면서 '정부 예산을 되살려 의왕경찰서를 신설해 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기획재정부는 의왕시민들의 강한 열의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이 의왕경찰서 신설을 위해 올린 예산 2억원(5개년사업중 첫 해 사업)을 "인근 군포경찰서가 치안을 담당해 당분간 큰 문제가 없다"며 전액 삭감해 버려 의왕시민들의 반발도 거세질 분위기다.

의왕시민들은 치안 더부살이 20년을 청산하기 위해 지난 3월 '지역치안협의회'를 창설하고 '경찰서 유치기원 1000명 걷기대회'를 펼쳤으며 7월에 전체 시민의 90%인 10만316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국회, 청와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에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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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에서 펼쳐졌던 경찰서 유치 시민서명운동 ⓒ 최병렬


의왕시장은 탄원서에서 "시 관내에서는 매년 세간의 이목을 끄는 굵직굵직한 강력범죄가 잇따라 터지면서 우리 힘만으로는 도저히 헤쳐 나갈 수 없는 '치안 사각지대'란 오명이 20년째 먹구름처럼 드리워져 있다"며 "경찰서 신설은 의왕시의 희망이다"고 밝혔다.

이는 살인·강도 유기, 자동차 방화, 월암IC 사체 암매장, 청계지역 여대생 사체유기, 왕송호수 알몸 피살, 같은 장소에 연이은 부녀자 성폭행 사건, 인근 안양시의 혜진·예슬이 유괴살해 등으로 시민들은 두려운 곳이라는 불안감에 떨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또 수도권 물류를 총 관장하는 국가물류기지인 경인ICD가 위치해 있어 화물연대 파업으로 상습적인 물류대란을 겪을 때마다 시민들은 '경찰서 부재는 곧, 치안 부재'라는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고 늘 불안과 초조한 생활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왕시는 "범죄 발생률의 단순한 통계만으로 이를 경찰서 신설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시민들은 국가로부터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받고자 하는 당연하고 기초적인 최소한 행복추구권을 염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민들이 늘 불안해하고 밤길이 걱정되어 잠못 이루는 어머니의 마음과 불안속에서 귀가하는 학생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하며 "치안부재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어 버리고, 경찰서가 없는 도시, 의왕시에 경찰서를 신설해 달라"고 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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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의왕시장 ⓒ 의왕시청


의왕시는 시승격 20년을 맞이한 수도권 중추도시이나 경찰서가 없는 자치단체로 지난해 말 경찰청을 통해 2012년 신설계획안을 제출했으나 신설 승인이 나지 않은데 이어 이번 2013년 신설계획 건의안 역시 예산삭감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의왕경찰서 신설 예산이 반영되지 못하자 시민들은 경찰서 신설에 대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며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관련 의왕시 관계자는 11일 "우리시는 그동안 경찰서 신설의 희망을 갖고 고려합섬 등 경찰서 신설 부지 선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 오면서 2010년으로 앞당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는데 2013년 신설 계획마져 수포로 돌아갈 처지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미 고천동 고려합섬 부지와 고천동 택지개발예정지구 등 2곳에 경찰서 부지를 잠정 확정해 놓은 상태로 타 시·군 주민이 누리는 만큼의 치안 혜택을 의왕시민도 똑같이 누려 치안부재 도시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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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전경 ⓒ 의왕시청


한편 경기도내 31개 시·군 중 현재 경찰서가 없는 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 하남시, 동두천시 등 3곳이다. 최근 경찰서 신설 요구가 거세지자 경기지방경찰청은 8월 7일 오는 2012년까지 하남, 동두천을 포함하는 6개 경찰서를 신설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다.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하남경찰서는 2011년 10월 개서 예정으로 부지 물색중이고, 2012년 신설 예정인 동두천경찰서는 내년 예산을 타낼 계획인 반면 의왕경찰서는 2013년 신설 계획을 세웠으나 예산 삭감으로 경기도에서 경찰서가 없는 유일한 시로 남을 처지다.

의왕시는 최근에 34개 지역이 도시개발사업과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 인구가 25여만명의 급증하는 중견도시로 치안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찰서 신설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로 경찰청, 기획재정부, 국회의 협의가 요구되고 있다.
#의왕 #의왕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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