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저축은행의 모습.
선대식
또한 미네르바는 11월 물가 대란을 강조하기도 했다. 9월 8일엔 "물가 대란에 대비해야할 시점"이라며 "11월 실제 물가 상승 압력에 따른 서비스 요금의 추가 동반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1일 전기와 가스요금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그는 9월 12일 "미 대선이 끝나면 이 정부는 올인을 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FTA로 돌파구를 뚫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미FTA 조기 비준안을 강조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의해 현실이 됐다.
그도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한 게 있었으니, 바로 주가와 환율의 움직임이다. 그는 9월 18일 "주가가 1210~1235 수준의 박스 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그 후 1000포인트가 붕괴되고 말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금융 시장 상황이 미네르바의 예상보다 훨씬 나빠지자, 누리꾼들은 헛발질하는 정부의 무능력을 질타하며 미네르바의 목소리에 더욱 기대게 됐다. 특히, "현금을 확보하라"는 그의 말은 예상을 뛰어넘는 주가와 부동산 값 폭락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독설... 신드롬의 완성미네르바에게 비판과 독설이 없었으면, '사이버 경제대통령'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을까?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비판은 이명박 대통령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을 열광시켰다. 그는 이미 누리꾼들의 '교주'가 된 지 오래다.
미네르바는 지난달 22일 "난 도저히 이명박 (대통령)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잔인하게 말해서 경제를 쥐뿔도 모른다. 특히 거시경제는 거의 깡통 수준이지. 언제까지 그 개뼉다귀 씹어 먹는 경제 대통령 소리만 쳐 할래. 이미 무능력이 모조리 다 들통난 지 오랜데…."같은 달 24일 미네르바는 "이제 한국의 IMF는 거의 기정사실로 보인다"며 "지금 돌아가는 판세는 한국 대통령이나 강만수 장관이 설친다고 수습이 되는 단계는 (아니다.) 이미 정책적 통제력 상실 수준으로 외국 애들은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10월 27일 "경제 분야만 권한대행으로 대통령 직권 정지시키고 비상 임시 기구에서 경제 살려 내지 않으면 이 나라는 내일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의 비판은 보수신문에도 향했다. 그는 지난 9월 1일 "한국 경제 위기설은 과장됐다"는 조중동 등 보수신문의 보도 태도에 대해 "어떻게 이런 것들이 한국의 메이저 언론인가? 도저히 이해불가"며 "찌라시고 뭐고 평범한 사람들을 그딴 식으로 사지로 내몰지 말라"고 밝혔다.
미네르바 신드롬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의 불안과 공포 속에 싹을 틔웠다. 그러나 그 신드롬을 키운 것은 '수사설'을 내비치며 인터넷 여론을 통제하려는 수사당국의 움직임과 금융위기 속에서 말바꾸기로 일관한 경제부처의 갈짓자 행보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가 경제위기 불안과 공포의 원인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 해법을 내놓지 않는 한 미네르바 신드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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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엔 '선지자' 미네르바가 존재? 인터넷 통제가 누리꾼 '교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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