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서점'은 추억속에서만 찾겠네

인터넷에서 1권의 책을 사다

등록 2008.11.21 15:04수정 2008.11.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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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저녁 뉴스에서 부산지역의 대형서점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찾아보니 부산일보의 기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관련 부산일보 기사

 

또 오프라인 서점이 줄어드는 현상은 국제서점협회 회장인 '칼 퍼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합니다.

 

관련 중앙일보 기사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정부 정책, 유통 구조, 경제난, 인터넷 서점 활성화, 대형 서점의 확장, 출판업계의 거품 가격 등등. 하지만 여기서 이유를 찾아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오늘 새벽 2시경에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한 권 샀는데, 생각해보니까 오프라인 서점이 정말 경쟁력을 잃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가 산 책은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의 <눈 먼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Cegueira)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정가는 9,500원입니다. 요즘 책 치곤 싼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I모 인터넷 서점사이트의 판매가는 5,700원이었습니다. 무려 40% 할인된 가격이었죠. 와, 싸다 하는 생각에 바로 주문을 했습니다. 결재 페이지에 보니 적립된 마일리지로도 결재가 가능하다고 해서 확인해 보았더니 5,700원 중 1,140원까지는 마일리지로 결재가 가능하더군요.

 

 마침 충분한 마일리지가 있어서 사용하고 보니, 직접 결재한 금액은 단 4,560원뿐이었습니다. 정가 9,500원의 절반도 안되는 금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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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 내역 I 인터넷 서점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구입한 결재 내역 ⓒ 김의철

▲ 결재 내역 I 인터넷 서점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구입한 결재 내역 ⓒ 김의철

 

 위 그림은 결재한 내역을 캡쳐한 것입니다. '주문 상품의 눈먼 자들의 도시 외 1종류'에서 '외 1종류'는 눈먼 자들의 도시를 구입하니, 함께 준 다른 책의 할인권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주문한 상품의 배송비는 '무료'라는 것이죠. 따라서 전 단 4,560원만으로 '눈먼 자들의 도시'를 앉은 자리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인터넷 서점에서만 이렇게 싸게 살 수 있는 걸까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한번 검색해봤습니다. 검색 결과 중 책 카테고리의 결과를 캡쳐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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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책 '눈먼 자들의 도시' 검색 결과 포털 사이트 Naver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검색한 결과로, 책 카테고리의 최상단에 뜨는 내용을 캡쳐한 것임 ⓒ 김의철

▲ Naver 책 '눈먼 자들의 도시' 검색 결과 포털 사이트 Naver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검색한 결과로, 책 카테고리의 최상단에 뜨는 내용을 캡쳐한 것임 ⓒ 김의철

 

 최저가는 5,600으로 나오는군요. 제가 산 I 인터넷 서점보다 100원이 더 싼 가격입니다. 이어서 Y 인터넷 서점의 가격을 찾아보았습니다. 이 곳은 5,700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다만 1만원 이상의 상품을 구입해야만 배송비가 무료이니, 이 책 한 권만 구입하면 배송비를 부담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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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인터넷 서점의 가격 Y 인터넷 서점의 '눈먼 자들의 도시' 가격 ⓒ 김의철

▲ Y 인터넷 서점의 가격 Y 인터넷 서점의 '눈먼 자들의 도시' 가격 ⓒ 김의철

 

 

 또 M 인터넷 서점의 가격을 검색해보니, 5,600원이었습니다. 이 서점은 I 인터넷 서점과 같이 무료 배송이었고, 마일리지가 있다면 역시 사용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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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인터넷 서점의 가격 M 인터넷 서점의 '눈먼 자들의 도시' 가격 ⓒ 김의철

▲ M 인터넷 서점의 가격 M 인터넷 서점의 '눈먼 자들의 도시' 가격 ⓒ 김의철

 

자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문자가 하나 와 있었습니다. 새벽 2시경에 구입한 상품이 출고되었다는 문자였습니다.

 

 제가 있는 지역이 광주 광역시이기 때문에 내일 저에게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제가 있는 지역이 서울이나 경기도 였다면, 오늘안으로 받아볼 수 있다고 인터넷 서점의 안내문에 나와있네요.

 

 광주 시내의 대형 서점을 가보면, 책을 읽거나 고르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사람들은 책의 내용을 서점에서 확인하고,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구입하는 방법을 택하더군요. 물론 저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오프라인 서점이 점점 온라인 인터넷 서점의 전시장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는 추억속의 장소로만 기억 될 것 같습니다. 기억 저편 아른한 향취에 휩싸여 있는 '서점'.

 

 오늘 새벽엔 책 1권을 싸게 샀다는 생각에 마냥 기분 좋게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만, 그러나 잠에서 깨고 나니 웬지 모를 착잡한 기분입니다.

덧붙이는 글 | 저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chul3731 에도 실은 글입니다.

2008.11.21 15:04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저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chul3731 에도 실은 글입니다.
#서점 #온라인 서점 #눈먼 자들의 도시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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