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아비뇽포럼 폐막 오찬 석상에서 숙적, '미국영화인협회' 댄 글릭먼 회장과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양기환 사무처장이 극적으로 만났다.
박영신
양기환 : "할리우드 영화가 세계 영화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문화다양성을 주제로 한 아비뇽 포럼과 모순되지 않는가."
댄 글릭먼 : "전 세계적으로 영화 제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물론 박스오피스만 보면 할리우드 영화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극장 입장객 수만 따지면 할리우드의 점유율은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인도의 경우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양기환 : "2001년도 WTO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은 국제사회에 스크린쿼터 제도 자체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집요한 압력을 행사해 결국 스크린쿼터가 축소됐다. 국제사회에 공언한 것과 한국에 대한 행동이 모순되지 않는가."
댄 글릭먼 : "물론 WTO에서는 정부의 정책을 인정하고 있고 우리도 동의한다. 그러나 스크린쿼터를 축소하고 궁극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변함없는 공식적 입장이다. 또한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는 통상 협상의 결과였을 뿐이다."
양기환 : "미국이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은 이에 동의하나."
댄 글릭먼 : "부시 정부에서는 문화다양성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다양성을 존중한다. 다만 문화다양성협약이 보호무역이나 시장진입 장벽이 되는 것을 우려할 뿐이다."
양기환 : "혹 미국 영화계와 한국 영화계가 협력해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있는가."
댄 글릭먼 : "미국과 한국은 이미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불법다운로드 근절 방안에 대해 협조하고 있다."
시종 불협화음을 이룬 두 사람의 대화는 서로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영화, 방송, 음반 등 시청각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과 함께 문화다양성 증진이라는 공통분모를 찾고자 하는 아비뇽포럼이 장차 넘어야할 상징적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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