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유럽화, 미국화
.. 우리는 2차대전 이후 급속하게 유럽화와 미국화되어버렸어요 .. 《루이제 린저/신교춘 옮김-윤이상, 삶과 음악의 세계》(영학출판사,1984) 80쪽
“2차대전 이후(以後)”는 “2차대전 뒤로”로 다듬고, ‘급속(急速)하게’는 ‘빠르게’나 ‘재빨리’나 ‘하루가 다르게’로 다듬습니다.
┌ 유럽화 : x
├ 미국화 : x
│
├ 유럽화와 미국화되어버렸어요
│→ 유럽과 미국을 좇아가 버렸어요
│→ 유럽과 미국처럼 되어 버렸어요
│→ 유럽과 미국처럼 바뀌고 말았어요
│→ 유럽과 미국 같은 나라가 되어 버렸어요
│→ 유럽과 미국을 흉내내고 말았어요
│→ 유럽과 미국만을 따라가고 있어요
└ …
한국사람이 유럽사람처럼 바뀌거나, 일본사람이 미국사람처럼 달라질 수 없습니다. 제아무리 살깎기를 하고 얼굴깎기를 해도 한국사람은 한국사람입니다. 일본사람은 일본사람입니다. 유럽사람 사는 집처럼 꾸미고 유럽사람들 말을 쓰고 유럽사람들 먹듯 밥을 차린다고 하여도 한국사람이 유럽사람으로 바뀔 리 없습니다. 그러나 꽤나 많은 한국사람들은 스스로 유럽사람이 못 되고 미국사람이 못 되는 모습에 안달을 하고 안타까워합니다. 미국사람처럼 말하고 미국사람처럼 옷 입고 미국사람처럼 자동차를 몰지 못해서 조바심을 내고 발을 동동 구릅니다.
겉껍데기부터 생각과 넋까지 모조리 유럽사람이 되고자 발버둥입니다. 말과 글부터 얼과 매무새까지 죄다 미국사람이 되고자 몸부림입니다. 허울이 좋아 ‘세계화’이지, 속내를 들여다보면 ‘유럽사람 되기’나 ‘미국사람 되기’일 뿐입니다. ‘유럽 닮기’나 ‘미국 닮기’일 뿐입니다. ‘유럽 따라하기’나 ‘미국 따라하기’일 뿐입니다. ‘유럽 꽁무니 좇기’나 ‘미국 뒤꽁무니 따르기’일 뿐입니다.
┌ 우리는 유럽사람이나 미국사람이 되어 버렸어요
├ 우리는 거의 유럽사람이나 미국사람처럼 되었어요
├ 우리는 유럽사람이나 미국사람처럼 되려고 안달이에요
├ 우리는 유럽사람이나 미국사람처럼 되어야 하는 줄 알아요
└ …
좋아하니 따릅니다. 반가우니 좇습니다. 누구나 유럽 문화를 즐길 수 있고 미국 문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좋다고 따른다는데 누가 말립니까. 반가워서 즐기겠다는데 누가 무어라 따집니까.
그러나 이 나라 모든 사람이 유럽사람이나 미국사람처럼 되어야 한다고 윽박지른다면, 유럽사람이나 미국사람처럼 안 되고 안 살고 안 누리겠다는데 억지로 제도권 학교교육에서 쑤셔넣고 세상 흐름이라면서 따르라고 밀어댄다면, 이처럼 ‘세계화’ 허울로 대여섯 살부터 배우게 되는 영어며 한자며 서양 문화며, 우리한테 무슨 쓸모인지요. 무슨 보람인지요. 무슨 값이며 무슨 뜻인지요.
우리 생각을 펼치는 길 한자락에서 배우는 영어가 아니라면 무슨 쓸모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마음을 키우는 길 한켠에서 받아들이는 서양 문화가 아니라면 무슨 보람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넋을 다스리는 길 한자리에서 돌아보는 서양 물질문명이 아니라면 무슨 값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얼을 북돋우는 길 한구석에서 헤아리는 서양 사상이나 철학이 아니라면 무슨 뜻인지 궁금합니다.
경기도 버스는 ‘경기버스’이지 ‘G BUS’여야 하지 않습니다. 한국 철도는 ‘한국철도’여야지 ‘Korail’이어야 하지 않습니다. 삼성이라는 회사는 ‘삼성’이어야지 ‘samsung’이어야 하지 않습니다. 조선일보는 ‘조선일보’이지 ‘朝鮮日報’도 ‘chosun.com’도 아닙니다. 오마이뉴스는 그저 ‘오마이뉴스’이지 ‘ohmynews’가 아닙니다.
얼간이는 제 스스로 내다 버린 얼을 도로 찾아야 합니다. 바보는 제 스스로 내팽개친 앎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뚱딴지는 제 스스로 짓밟고 있는 슬기를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ㄴ. 지역화하다
.. 도시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의 생활양식이 좀더 지역화하고 질적으로 검소하며 이동성이 적도록 도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정혜진-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녹색평론사,2007) 64쪽
“온실가스 배출(排出)을 줄이기 위(爲)해서는”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면”이나 “온실가스를 적게 내뿜자면”이나 “온실가스를 덜 나오게 하자면”으로 다듬습니다. “지금의 생활양식(生活樣式)이”는 “지금 삶이”나 “지금 살림살이가”로 손보고, “질적(質的)으로 검소(儉素)하며”는 “덜 쓰며 살며”나 “수수하게 살며”로 손보며, “이동성(移動性)이 적도록”은 “먼 데서 사 쓰지 않도록”이나 “가까이에서 사 쓰도록”으로 손봅니다. ‘시스템(system)’은 ‘틀’이나 ‘얼거리’나 ‘짜임새’로 고쳐 줍니다.
┌ 지역화 : x
│
├ 생활양식이 좀더 지역화하고
│→ 살림살이가 좀더 지역에 뿌리를 두고
│→ 살림살이가 좀더 지역에 바탕을 두고
└ …
세계를 무대로 한다고 해서 ‘세계화’라면, 지역을 무대로 한다고 할 때에는 ‘지역화’가 될까요. 동네를 무대로 하면 ‘동네화’이고, 군대를 무대로 해서 ‘군대화’이며, 시골을 무대로 하여 ‘시골화’인가요.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어울리는지, 어떻게 함께하는지를 찬찬히 밝혀야지 싶습니다. 어디에서 살아가는지, 어디에서 어울리는지, 어디에서 함께하는지 또한 가만가만 들려주어야지 싶습니다.
보기글을 통째로 손질해서 “도시에서 온실가스를 줄이자면 삶이 좀더 자기 마을에 바탕을 두면서 수수하고 움직임이 적도록 얼거리를 새로 짜야 한다”처럼 다시 써 봅니다. 아니면 “도시에서 온실가스가 덜 나오게 하려면 지금 삶을 좀더 자기 마을에서 뿌리가 내려지도록 다시 짜야 한다”로.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2008.11.24 11:26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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