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속에는 누가??
천둥치는밤
그 무수히 많은 질문들에 여자아이는 스스로 답을 찾아 헤매지만,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 사이 밤은 깊어가고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내리쳐 아이는 무서워 강아지를 침대 안으로 불러 꼭 껴안고 만다.
하지만 어두컴컴한 불안도 잠시 천둥과 번개를 몰고온 비바람이 물러가자, 아이는 어른들도 평생 답을 찾지 못하는 너무 심각한 생각에 골머리를 앓아 배가 고픈지 우유와 비스킷으로 배를 채우고, 짧지만 너무나 심오한 질문들을 기쁘게 정리하고 날이 새기 전에 잠이 든다.
책 <함께 가보는 철학사여행>의 일러스트보다 더 세밀하고 이해하기 쉽게, 여자아이의 질문과 상상의 답을 삽화로 멋들어지게 그려낸 철학동화 <천둥치는 밤>을 말하는 것이다.
저자인 미셸 르미유는 천둥치는 밤 잠못 드는 여자아이의 수천가지 질문들을 그림을 통해 표현하면서, 철학이 단순히 나열된 철학사나 유명한 철학자의 사상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그 내면, 주변의 세계에 대한 숱한 질문과 의문, 상상력에 숨어있음을 그리고 그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슬며시 말해주고 있다.
고사까 슈우헤이처럼 철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철학적 질문들을 숱하게 던지며 생각의 꼬리와 꼬리를 물어간다. 고리타분할 것 같은 철학사와 철학적 질문들에 대해, 좀 더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또다른 수많은 생각들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이다.
특히 단순한 그림책인 줄 알았던 철학동화 <천둥치는 밤>은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질문투성이인 아이들의 기발하고 재치넘치는 답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도서실에서 빌린 이 책 때문에 여자아이처럼 어젯밤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나의 행위, 그것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에 쉽게 찾을 수 없는 복잡한 질문들이 머리 속에 가득해 그 답을 찾느라 새벽 3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질문과 의문의 연속은 날이 샌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