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잇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디자인 '일상의 경이전'에 가다

등록 2008.11.27 08:42수정 2008.11.2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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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셀버 박사는 강력한 접착제를 개발하는데 실패한 대신 떼어낼 수 있는 접착제를 발명하게 되었다. 이 접착제는 끈적끈적하여 접착이 가능하나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어 영구적으로 붙지는 않는다. 이 상품은 오래도록 상품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3M의 신제품 개발 담당자인 아트 프라이에 의해 우리 생활의 필수품인 포스트잇이 만들어졌다.

a  포스트 잇   스펜서 실버 박사에 의해 만들어진 떼어낼 수 있는 접착제와 아트 프라이의  아이디어에 의해 만들어진 포스트 잇

포스트 잇 스펜서 실버 박사에 의해 만들어진 떼어낼 수 있는 접착제와 아트 프라이의 아이디어에 의해 만들어진 포스트 잇 ⓒ 송춘희


이렇듯 우리 일상생활에서 무신경하게 쓰고 있지만 알고 보면 많은 디자이너들과 과학자들의 노력의 산물로 빚어진 물건은 많다. 지난 11월 6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는 이런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26일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을 찾았다. 전시장에 있는 우리 생활에 자주 쓰이는 많은 생활용품이 모두 여러 과학자와 디자이너들에 의해 개발된 것들이었다. 축구공은 1836년 찰스굿이어가 가황처리된 고무로 특허를 낼 때까지 동물의 방광이 공으로 쓰였고 나중에는 가죽을 씌운 방광을 사용했다. 1855년 찰스 굿이어는 고무축구공을 처음으로 디자인하고 만들었고 축구공의 모양과 크기는 계속 바뀌어 왔다.

a 축구공   1855년 찰스 굿이어에 의해 처음으로 고무 축구공이 만들어졌다.

축구공 1855년 찰스 굿이어에 의해 처음으로 고무 축구공이 만들어졌다. ⓒ 송춘희


이제는 우리나라의 가정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카 익스프레스 커피메이커는 1930년대에 알루미늄이 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보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러나 이런 과학적 사실이 바로 모카의 생산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고 1950년대에 들어서서 알폰소 비알레티의 동생인 레나토가 모카의 기업화를 꾀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a   에스프레소 커피메이커  알폰소 비알레티에 의해 발명된 알루미늄 커피메이커

에스프레소 커피메이커 알폰소 비알레티에 의해 발명된 알루미늄 커피메이커 ⓒ 송춘희


일본의 기코만 간장병은 용기 주둥이가 흐르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과 나오는 양을 조절하는 기능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하여 주둥이 끝에 안쪽으로 향하는 각도를 줌으로써 간장이 주둥이에 고여서 테이블에 떨어지는 것을 막도록 만든 작품이었다. 이로인해 이 간장의 선적량은 2억5천만병에 이르게 되고, 이는 일본 인구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이다.

a  일본의 기꼬만 간장병  빨간 색의 두껑도 주둥이도 모두 치밀한 디자인에 의해 설계된 것이다.

일본의 기꼬만 간장병 빨간 색의 두껑도 주둥이도 모두 치밀한 디자인에 의해 설계된 것이다. ⓒ 송춘희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피올라 안토넬리는 "모든 물건은 섬세하든 거칠든 디자인의 손길을 거친다.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항상 접하는 미미한 존재감을 가진 그러나 디자인 예술의 진정한 걸작이라 칭송받을 자격이 있는 물건들을 만나 볼 수 있다"고 하였다.

a   슬링키  기계공학자인 리처드제임스에 의해 발명된 슬링키

슬링키 기계공학자인 리처드제임스에 의해 발명된 슬링키 ⓒ 송춘희


a  스위스 토블레로네 초콜릿  테오도어 토블러와 에밀 바우만에 의해 만들어진 이초콜릿은 스위스의 알프스산맥의 마테호른 봉우리를 본뜬 모양이라는 주장도 있고 파리의 쇼를 장식하던 무용수들의 인간피라미드라는 설도 있다.

스위스 토블레로네 초콜릿 테오도어 토블러와 에밀 바우만에 의해 만들어진 이초콜릿은 스위스의 알프스산맥의 마테호른 봉우리를 본뜬 모양이라는 주장도 있고 파리의 쇼를 장식하던 무용수들의 인간피라미드라는 설도 있다. ⓒ 송춘희


지금 당신이 쓰고 있는 연필 한자루, 포스트 잇 한 장, 아이들의 야구공, 초콜릿 한 조각도 그냥 만들어진 것은 없다. 전시회를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우리들에게 평범하게 느껴졌던 일상의 용품들이 모두 경이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전시기간: 2008년 11월6일 ~2008년 12월31일
관람시간: 11:00~19:00
전시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제 3전시실
입장료: 무료
문의: 02-580-1495

덧붙이는 글 | 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일상의 경이 #포스트 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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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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