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 노조 "'블랙투쟁' 시청자 사과 허탈하다"

성명 발표 "YTN 처절한 몸부림이 중차대한 잘못인가?"

등록 2008.11.27 21:01수정 2008.11.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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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데이' 투쟁에 동참한 국회 출입기자들 민주당 출입기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검정색 옷과 공정방송 리본을 달고 취재하고 있다. 30일은 '공정방송 언론자유 수호 언론인시국선언 서명'에 동참한 140개 언론사, 7847명의 언론인들이 정한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로,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100여일째 벌이고 있는 YTN 노조를 지지하기 위해 '검정색 옷'을 입는 '블랙데이'였다. ⓒ 연합뉴스


지난 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앵커들의 '블랙투쟁'을 이유로 YTN에 대해 '시청자 사과 제재'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방통심의위 노조도 성명을 내 "정치적 심의"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지부장 한태선)는 27일 성명을 통해 "YTN의 소위 '블랙투쟁'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청자 사과' 결정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허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다 동료들이 해고, 정직 등 중징계를 받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리고자 며칠간 진행했던 '처절한' 몸부림이 과연 공적책임을 망각하고, 시청자를 오도하고, 품위를 지키지 않았고, 예의를 다하지 않아서 결국 시청자에게 사과까지 해야 하는 중차대한 잘못이라는 것인가?"

노조는 이어 "위원들은 3년간 머무는 사람들이지만, 사무처 직원들에게는 이곳이 평생의 직장"이라면서 "잠잠해질만 하면 한번씩 나오는 이러한 '정치적 심의'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하루하루 묵묵히 일하는 사무처 직원들에게도 얼마나 큰 허탈감과 함께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주는지, 위원들은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전국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가 낸 성명서 전문.

또 한번의 '정치적 심의'를 지켜보면서

과연 무리한 기대였나. 방송을 둘러싼 우리 사회 갈등요소에 대한 최종적인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그들에게 기대한 건 정말 무리한 것이었나. YTN의 소위 '블랙투쟁'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청자에 대한 사과' 결정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허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보도전문채널에 있어 최고의 가치는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점에서 볼 때, 우리도 해당 사안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다 동료들이 해고, 정직 등 중징계를 받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리고자 며칠간 진행했던 '처절한' 몸부림이 과연 공적책임을 망각하고, 시청자를 오도하고, 품위를 지키지 않았고, 예의를 다하지 않아서 결국 시청자에게 사과까지 해야하는 중차대한 잘못이라는 것인가?

우리 위원회에서 방송사업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이유는 관련 법에 명시된 절차적 의무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당사자로부터 관련 경위를 파악해 보다 심도깊고 면밀한 논의를 하기 위함의 목적도 크다. 그렇게 볼 때 우리 위원회에 법적 부여의무는 없다해도, 야당 추천 위원들이 주장했던 YTN 노조 측의 의견진술 기회는 충분히 논의해 볼 수 있는 사안이었다.

왜냐하면 '제재조치가 특정 출연자로 인한 것이라면 방송사업자는 해당 출연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한다'라는 방송법 제100조 제2항에 따라 방송사 뿐 아니라 노조 측 또한 이번 결정에 의해 불이익을 받는 '당사자'로 폭넓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논의과정에서 해당 조항을 자신의 논리적 근거로 활용한 위원은 아무도 없었다. 위원들은 다른 이를 심의하고 제재하기에 앞서 방송법부터 들여다보기 바란다.

위원들은 3년간 머무는 사람들이지만, 사무처 직원들에게는 이곳이 평생의 직장이다. 잠잠해질만 하면 한번씩 나오는 이러한 '정치적 심의'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하루하루 묵묵히 일하는 사무처 직원들에게도 얼마나 큰 허탈감과 함께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주는지, 위원들은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주기 바란다. 공정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모두에게 그 권위를 인정받는 직장에 다니고 싶은 우리들의 꿈은 과연 요원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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