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이고, 창틀과 벽 사이가 벌어져 바람이 솔솔 들어와 바람막이를 하지 않으면 엄청 춥다
김동수
우리집은 30년 이상 된 재래시장 안에 자리잡고 있다. 30년 전에 지은 건물이라 단벽이다. 블록 하나만 있기 때문에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특히 창틀과 벽 사이 틈이 벌어져 바람이 많이 들어온다. 새집 증후군은 전혀 없지만 겨울바람이 벽사이로 들어올 때마다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 좋은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아이들은 어릴 때 감기를 달고 살았다. 해마다 11월 말이 되면 우리집은 바람막이 공사로 분주하다.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쌩쌩 부는 바람 때문에라도 공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집 바람막이 공사는 다른 집과는 조금 다르다. 요즘 아파트는 바람막이 공사를 할 필요가 없지만 옛날 아파트와 주택들은 창틀에 스폰지로 만든 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집은 아예 비닐로 집에 있는 창문이란 창문은 다 막아버린다. 스폰지 테이프로는 바람을 다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환기를 위해 하나 정도는 남겨두고.
비닐를 이용해 하는 공사기 때문에 돈도 별로 들지 않는다. 8년 전에 1만원 주고 산 비닐과 쫄대를 계속 쓰고 있으니 '공사'라고 부르는 것 치곤 꽤나 싸다. 비닐과 쫄대, 망치만 있으면 바람막이 공사 준비는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