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대형슈퍼에서 미 쇠고기 판매하나 살펴 보니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대형슈퍼마켓 미 쇠고기 판매도 우려스럽다

등록 2008.12.03 18:33수정 2008.12.03 18:3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11월 27일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촛불 앞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팔지 않겠다'더니, 이제 와서 미 쇠고기를 이명박 정부의 말을 빌어 '서민경제' 운운하며 판매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톤의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들을 유혹해 밥상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광우병위험물질이 검역과정에서 수차례 발견되는 등 그 안정성이 심히 의심받아 온 미 쇠고기가,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국민의 입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a

홈플러스 계열의 대형슈퍼마켓에서, 검역중단 이후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재개되자 눈치를 보며 팔았었다. ⓒ 이장연

홈플러스 계열의 대형슈퍼마켓에서, 검역중단 이후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재개되자 눈치를 보며 팔았었다. ⓒ 이장연

그 가운데 정부가 호언장담한 쇠고기원산지표시제와 단속을 무색케하는 미 쇠고기의 화려한 둔갑술도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 쇠고기 수입개방 당시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원산지표시제와 철저한 단속·점검으로 '미국산과 국산 한우를 철저히 구분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쇠고기를 선택할 수 있겠다'고 했지만, 정육점과 음식점뿐만 아니라 이번에 미 쇠고기 판매를 시작한 이마트의 한 지점에서도 미 쇠고기를 호주산, 국산으로 둔갑시키거나 이중표시해 폭리를 취해온 것이 줄줄이 적발되고 있다.

 

* 식품의약품안전청 / 음식점, 쇠고기 원산지표시 합동단속 결과(5.23)

* 식품의약품안전청 / 대형 음식점 쇠고기원산지 표시 2차 합동단속 결과(7.24)

 

a

이마트의 한 지점에서 미쇠고기를 호주산과 이중표시해 판매한 것이 적발되었다. 그런데 이마트는 직원실수라는 구태의연한 변명만 하고 있다. 이마트 홈페이지에도 관련 사과나 해명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 이마트 홈페이지

이마트의 한 지점에서 미쇠고기를 호주산과 이중표시해 판매한 것이 적발되었다. 그런데 이마트는 직원실수라는 구태의연한 변명만 하고 있다. 이마트 홈페이지에도 관련 사과나 해명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 이마트 홈페이지

한우로 호주산으로 둔갑하는 美 쇠고기, 우리동네는??

이와 관련해 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8일 전체 식당과 급식소에서 모든 종류의 소고기에 대한 원산지표시가 의무화 된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쇠고기 원산지 표시 위반건수는 총 673건(허위표시 488건, 미표시 185건)에 이른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미 쇠고기를 허위로 표시했다가 적발된 사례는 모두 35건이나 된다 한다. 그리고 11월 초에는 서울시가 적발한 쇠고기 원산지표시 위반식당 명단을 제대로 공개치 않아 사람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형마트는 이제 아예 대놓고 '미쇠고기 기획전'을 열고 가격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지역의 중·대형슈퍼마켓도 미 쇠고기 판매를 고려하거나 판매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왜냐하면 이미 국내 식육 수입시장을 호주산을 제치고 값싼 미국산이 점령했다고 하고, 기성언론들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미쇠고기 소비촉진을 교묘히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마트가 없는 우리 동네까지 파고든 대형마트와 유통업체 계열의 대형슈퍼마켓도, 그동안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했던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미 쇠고기 판매를 기정사실화 해버린 어느 순간, 지역 재래시장과 정육점을 대신하고 있는 대형유통업체들의 대형슈퍼마켓도 미 쇠고기를 유통·판매할 것이란 말이다. 그렇게 되면 서민들은 '값싼 미국산 쇠고기'를 원치 않아도 사먹을 수 밖에 없는 시장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런 우려가 들어 어제(2일) 저녁 동네 대형슈퍼마켓 2곳의 정육코너를 둘러봤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미 쇠고기를 판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육코너 진열대에 조만간 미 쇠고기가 한우와 호주산 자리를 밀어내고 자리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 끊이질 않는 식품안전사고도 제대로 해결치 못하는 정부와 민심과 다른 이명박 대통령의 예언대로, 온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게 되는 그 날이 점점 다가오는게 아닌가 싶다.  

 

a

어제 저녁 대형유통업체와 대형마트 계열의 대형슈퍼마켓 정육코너에서 미쇠고기 판매여부를 확인했다. ⓒ 이장연

어제 저녁 대형유통업체와 대형마트 계열의 대형슈퍼마켓 정육코너에서 미쇠고기 판매여부를 확인했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2.03 18:33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대형슈퍼마켓 #정육점 #미국산쇠고기 #쇠고기원산지표시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2. 2 '김건희·윤석열 스트레스로 죽을 지경' 스님들의 경고
  3. 3 5년 만에 '문제 국가'로 강등된 한국... 성명서가 부끄럽다
  4. 4 플라스틱 24만개가 '둥둥'... 생수병의 위험성, 왜 이제 밝혀졌나
  5. 5 '교통혁명'이라던 GTX의 처참한 성적표, 그 이유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