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현 태터앤미디어 대표
유성호
- 태터앤미디어, 어떤 회사인가?
"'블로그 네트워킹'을 하는 회사다. 블로그를 기반으로 뉴미디어를 실험하는 곳이라고 하면 되겠다. 블로거 중 진주 보석들을 캐내서 구슬을 꿰는 일이다. 그들이 할 수 없는 광고 수주, 마케팅, 콘텐츠 유통 대행, 장기적으로는 출판 대행도 생각하고 있다. 그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들 사이의 매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종의 기획사와 같은 역할이다. 한국에만 있는 독창적 모델은 아니고 미국과 일본에 이미 성공 사례가 있다. 미국에는 페더레이티드 미디어(Federated Media)라는 곳이 있는데 120명의 블로거들을 네트워크로 엮어 사업하고 있고, 일본의 <애자일 미디어 네트워크>(AMN) 역시 70여 명의 파워 블로거가 결합된 블로그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한국에도 우리 같은 업체가 한두 군데 더 있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초기 단계다."
- 정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우리 회사는 두 명의 공동대표 체제다. 내가 오기 전부터 대표를 맡아보던 한영 대표는 경영과 마케팅 쪽이고 나는 미디어와 파트너 분야를 맡았다. 파워 블로그들을 늘려가고 기존의 파트너로 하여금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뒷바라지하고 신규 파트너를 발굴하는 임무를 맡았다."
- '파트너'라고 하면 웹상의 모든 누리꾼이 그 대상인가?"당연하다. 한국에 블로그가 3000만 개 있다고 한다. 그중 3000명 정도의 실력 있는 블로거를 파워 블로거라고 한다.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한편 검증된 블로거를 파트너 네트워킹한다. 정해진 비율에 따른 수익도 공유하는 동반자다."
- 정 대표 블로그에서 "'그 회사 월급은 주나'라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는 글을 봤다. 수익 구조는 어떤가?"10월 현재까지 수익 구조를 보니 광고가 40%, 콘텐츠 판매가 33%, 블로그 구축이 12%, 기타가 15% 형태다. 다행인 것은 광고가 과다하게 많지 않다는 점이다. 건강성이 담보되는 것인데 앞으로도 광고를 늘리기보다는 콘텐츠 판매나 마케팅에서 전략적인 아이디어를 내려 한다. 경기 흐름이나 정치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수익구조도 건강할 수 있게끔."
"블로그는 미디어, 1~2년 내 대통령 간담회도 가능할 것"- 회사 이름에도 '미디어'가 들어가 있고, 회사 수식어에도 '미디어'라는 단어를 넣었는데, 블로그가 미디어인가?"당연하다. 미디어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미 포털을 미디어 관련법에 넣어 지원 혹은 제재하려고 할 정도 아닌가. 2~3년 안에 블로그를 지원하고 제재하는 내용을 담은 법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디어라는 것이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가 문제다. 옛날에 기자하면 신문사, 방송사 기자를 지칭했다가 그 다음에 시민기자라는 것이 탄생하고, 이제 블로거들이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이 됐다. 미디어 개념 역시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누리꾼은 이미 그 준비를 하고 있다."
- 앞으로 블로그 영역이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지리라고 생각하나? 금세 정점을 지나 시들해질 가능성은 없나?"아직 이런 것을 얘기할 정도로 식견이 충분하진 않지만 기성 매체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 이것을 채우려는 노력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걸 블로거들이 하는 것이다. 넓고 깊어질 것이라는 답이 추론될 수 있다. 아직 최정점은 아니다. 미국에선 꽃을 피우고 있다. 미국은 지금 정점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봉오리가 맺은 정도지, (꽃은) 아직 피지도 않았다. 2002년 대선을 전후해 <오마이뉴스>가 노력해서 인터넷 매체가 신문으로 인정받았다. 기존 출입처에 출입도 할 수 있게 됐고…. 이게 5년 전이다.
지금 블로그 상황이 바로 그때 분위기인 듯하다. 블로거들이 취재하려고 하면 '기자 맞냐?', '협회 가입했냐?' 등을 묻는 그런 상황이다. 내년쯤 되면 블로거들도 취재를 위한 편의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에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블로거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대선 후보들도 대부분 블로거 간담회를 했다.
우리 블로거들도 1~2년 내에 대통령과 간담회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이다. 그때쯤 되면 지금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쓸 정도로 대중화될 것이다"
"블로그는 시민기자제의 업그레이드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