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종자를 지키는 사람들 "씨드림"을 아시나요?

GMO를 극복할 종자주권의 씨앗, 토종종자 모임

등록 2008.12.12 18:27수정 2008.12.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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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드림 만남의 날 토종종자 지키기 씨드림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 다음카페 씨드림


전국 토종종자 네트워크인 씨드림(Seedream) 회원 만남의 날이 지난 12월 6일 대전 대철회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토종종자를 지키기 위해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종종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자신이 가진 토종종자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봄 토종종자를 지키기 위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 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회, 환경농업인단체연합, 연두농장, 흙살림 전통농업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씨드림(Seedream)을 구성했다. 그 전부터 토종종자지키기 사업을 하던 전여농을 중심으로 토종종자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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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종자 전시 12월 6일 씨드림 만남의 날 행사에 참석한 회원들이 전시된 토종씨앗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 김충기

씨드림은 종자(Seed)와 꿈(Dream)의 합성어이면서, 동시에 '씨를 드린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바다에 나가 미역 등 해초씨를 뿌리는 것을 '씨드림'이라고 한다. 토종종자를 지키고 함께 나눈다는 의미의 이름인 것이다.

다음카페 씨드림엔 토종종자를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회원으로 참여한다. 400여명의 회원들이 모인 카페는 씨드림의 사업내용이나 토종종자에 대한 의견, 소통을 나누는 곳이다. 이번 씨드림 만남의 날 행사를 통해 한자리에 모였다.

청주, 고성, 횡성, 양구, 경산, 김포, 포항, 여주, 속초, 순천, 함안, 무주, 보성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회원들은 자신이 토종종자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과 종자나눔을 위해 가지고 온 토종종자를 소개하였다.

안완식 박사(한국토종연구회 명예회장)는 이 자리에서 "토종종자는 우리 민족이 반만년을 먹고 살아온 민족의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조상에게 토종종자를 물려 받았듯이, 후손에 물려줄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종자은행과 같은 단순한 보전뿐 아니라, 변해가는 환경에 함께 적응해가는 종자보전으로 역동적인 보전운동이 필요하다"면서 1농가 1종자 지키기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종농사 사례발표에서 청주에서 농사를 짓는 홍진희 회원은 "91년부터 유기농사를 짓기 시작했지만, 항상 종자를 사다가 써야 하는 한계를 해결하려고 2001년부터 토종종자를 채종하여 쓰기 시작했다"며, 현재 조선오이와 재래종 파를 생산해 '한살림'을 통해 유통하고 있고, 앞으로 전품종을 토종으로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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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림 홍성희 회원 토종오이와 재래종 파를 생산 유통하고 있는 홍성희 회원이 자신의 토종농사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 다음카페 씨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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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림 조동영 회원 순천 조동영 회원이 10년 동안 직접 "갓끈동부"를 재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김충기

10년간 '갓끈동부'를 생산하고 알려내고 있는 순천의 조동영 회원은 자신이 중학교 때 맛 본 갓끈동부를 잊지 못해 수소문하여 찾던 중 어렵게 씨앗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갓끈동부'를 꾸준히 홍보하고 순천농협을 통해 생산한 것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웰빙식품으로 채소도 되고, 콩도 되는 '갓끈동부'의 효용성과 전망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사단법인 흙살림은 그동안 진행했던 토종채종포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토종벼와 콩 위주로 설명하였으며 노인도, 다마금, 불도, 자치나, 원자벼, 자광도, 가위찰, 각씨나, 조동지 등 흔히 접할 수 없는 27가지 토종벼 소개에 회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전여농은 그 동안의 토종씨앗지키기 사업에 관한 활동보고를 하였다. 교육사업을 통해 회원들에게 토종씨앗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의미를 심어주었고, 토종유전자원 실태조사를 진행하였으며, 토종종자 전시 채종포를 각지역에서 진행하였다는 보고가 있었다. 한영미 전여농 정책위원장은 "씨앗을 통해 에너지위기, 식량위기, 생태계위기를 극복할 대안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도별 1곳씩 토종 채종포 운영', '토종 보유현황 실태조사', '생산, 소비, 유통을 확대시킬 사업단 구성'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이 가지고 온 종자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몽당수수, 곰취, 흰동부, 제비콩, 조선오이, 대화초, 약콩, 개골팥, 갓끈동부 등 다양한 종류의 토종종자를 서로 나누었다. 회원들은 자신의 종자를 나누고, 다양한 토종종자를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마음껏 누렸으며, 이후에도 카페를 통한 교류를 서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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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림 회원들의 종자나눔 씨드림 회원들이 각자 가지고온 토종종자를 나누어주고 있다. ⓒ 다음카페 씨드림


토종종자를 지키는 씨드림 회원 첫 번째 만남의 날은 전국에서 모여든 회원들을 만나 자신과 같이 토종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난 기쁨의 자리였다. 토종종자를 통한 대안 농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기회였고, 더불어 종자까지 얻어가는 소중한 자리였다. 거대 종자회사의 종자독점이나 GMO종자에 맞서 종자주권을 지키고, 더 나아가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대안으로 토종종자 지키기 모임인 "씨드림"에서 희망을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토종종자 #씨드림 #종자주권 #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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