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동심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한 할머니의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김용한
강아지 곱단이, 개도둑, 수의사,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1인 다역을 서해자 대표(인형극단 누렁소)가 맡았다. 시종일관 대사라곤 한 마디도 없다.
심심하거나 지루할 것 같지만, 그 상상력은 의외로 예상을 빗나갈 수 있다. 한 아이가 열심히 킥킥거리며 웃는다. 말도 못하는 어린 꼬마의 웃음보가 터지자 어른들도 덩달아 웃는 모습이 우습기만 하다.
무대 뒤편에서는 인형을 준비하고 음향부터 여러 장치까지 배우 아닌 배우가 열심이다. 그는 바로 서해자 대표의 남편 우현씨이다.
그는 음악감상실 DJ, 청주KBS 라디오 음악프로그램 진행자, 음향엔지니어, 팝 칼럼리스트 직함이 다양하다. 자신은 음향담당을 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모양이다.
“저는 배우가 아닙니다. 저는 음향만 담당할 뿐입니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마치 서해자 대표가 “저는 주인공이 아니고 이곳에 나오는 곱단이가 주인공입니다”며 자신의 공을 인형에게 돌리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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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을 위한 동화 '곱단이' 강아지 곱단이와 주인 해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곱단이' ⓒ 인형극단 누렁소
서 대표는 “저희 공연을 보시면 특별히 얻어가는 것은 없을 수 있지만 행복을 얻어갈 수는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번 작품은 '할머니', '바보신랑 인사배우기', '금도끼 은도끼' 등에 이어진 작품이다.
또 주인공 곱단이는 서해자 대표가 어릴 적 기르던 강아지의 이름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회상하며 만든 것이는 점. 서 대표 그는 “일상에서 무시해버리는 것 그런 것을 버리지 않고 무시하지 않고 소중하게 생각하여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그가 꿈꾸는 것이다.
이번 공연을 본 양미순(검단동) 주부는 “학교 갈 때 곱단이가 따라오려고 하고 주인 해자가 못 오게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옛날 동심을 그리게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