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돌려 달라' 학부모 절반 이상 탄원

일제고사 관련 파면 교사 둔 구산초 학부모, 1869명 참여

등록 2008.12.23 12:35수정 2008.12.2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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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구산초 교문 앞에서 탄원서를 내는 학부모.

구산초 교문 앞에서 탄원서를 내는 학부모. ⓒ 구산초학부모


a  구산초 주변에 걸린 현수막.

구산초 주변에 걸린 현수막. ⓒ 구산초학부모


"선생님의 징계 내용이 성실과 복종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성실하게 가르쳤으며, 학부모들이 일제고사에 대해 궁금해 하는 점을 알려주는 등 친절한 공무원으로서 모범을 보였습니다."

'일제고사 대체학습 안내 편지'를 보낸 교사들에 대한 중징계가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징계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학부모가 전체 학부모의 절반을 뛰어넘은 초등학교가 있어서 화제다.

교문 앞 탄원 서명, 학부모 참여 '봇물'

파면 처분을 받은 서울 구산초 정상용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탄원서 서명이 시작된 것은 지난 12월 17일. 서명운동 엿새 만인 지난 22일 현재 서명 학부모가 1869명이라고 구산초 학부모 대책위가 밝혔다. 이 학교의 전체 재학생 수는 2000여 명이고 학부모는 35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서명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6학년 학부모인 유순희씨는 "정 선생님에 대한 징계가 너무 부당하다는 의견이 학부모 사이에 폭넓게 퍼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징계를 받은 교사에 대한 구명운동에 해당 학교 학부모 과반수가 동참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a 학부모 탄원서 정상용 교사 징계에 대해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학부모들이 만든 탄원서.

학부모 탄원서 정상용 교사 징계에 대해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학부모들이 만든 탄원서. ⓒ 조혜원


서명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정상용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있기를 원하는 구산초 학부모 일동'이라고 적힌 탄원서에서 "일제고사는 교육과정에 포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강요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정 선생님은 시험거부를 강요하지도 않았고 일제고사에 대한 선택권을 준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들은 탄원서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정상용 선생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우리 학부모들은 이번 파면 처분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탄원서 "존경과 신뢰를 받는 선생님을 파면하다니"

이 탄원서 소식을 전해들은 정상용 교사는 "많은 학부모님들이 저를 살려주기 위해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겹도록 고마웠다"면서 "복직해서 학교에 가게 된다면 더 열심히 아이들을 사랑하고 성실하게 가르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구산초 학부모들은 정 교사 파면 소식이 알려지자 자체 모임을 만든 뒤 지난 17일부터 이 학교 정문 앞 등지에서 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박진보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위원장은 "구산초 사례는 교사들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중징계가 정당성이 없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서울 길동초, 유현초 등 다른 학교에서도 탄원서 서명에 수많은 학부모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지난 19일 현재 수합된 학부모 탄원서 용지.

지난 19일 현재 수합된 학부모 탄원서 용지. ⓒ 구산초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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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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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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