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것만은 바로잡자] 아이들 눈에 비친 '차별'과 '편견'

등록 2008.12.24 14:16수정 2008.12.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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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또래들과 비교당하는 것입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가정이니 학교에서 받는 ‘차별’과 ‘편견’이랍니다. 아이들의 입을 모아보면 여러 가지 불평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친구들과 비교해서 다그칠 때 정말 싫다고 합니다.

 

초등학생 22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1%가 부모에게서 가장 듣기 싫은 말로 '친구나 형제자매와 비교하는 말'이라고 답했습니다. 다음으로 '공부나 해라(31.2%)', '컴퓨터 게임 그만해라(24.6%)'로 나타났고, '약속을 번복하는 말과 어려서 모른다며 무시하는 말도 각각 12.9%와 11.6%순이었습니다. 또,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 이를 털어놓는 상대로는 친구가 47.3%로, 어머니 33.5%, 형제자매 6.7%, 아버지 3.6%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또한 부모와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은 30분 이내가 25.4%였으며, 30분∼1시간 정도 되는 경우가 34.8%, 1∼2시간이 20.1%, 2∼3시간 8.9%, 3시간 이상 10.3% 등이었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55.0%가 30분 이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설문 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대개의 부모님은 아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배려하며, 사랑하고, 칭찬하는데 있어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않고 있는 탓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지 않은 때문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어느 부모도 아이를 통해서 보상받고 대리만족 하려들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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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유치원 아이들이 춤추며 노래하고 있다. ⓒ 박종국

▲ 아이들 유치원 아이들이 춤추며 노래하고 있다. ⓒ 박종국

 

이해합니다. 비슷한 삶을 사는 이상, 더 많은 보수를 받아 잘 살고 싶은 것은 당연한 바람입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공부를 잘한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그 결과는 반드시 더 좋은 대학 졸업장을 받고, 더 좋은 직장에 다니며, 풍족한 물질적 보수를 받을 테니까요. 때문에 아이가 부닥치는 시시콜콜한 것에도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고슴도치 사랑이 쏟아집니다.

 

남의 밥그릇의 콩이 더 많아 보이고, 남의 손에 든 떡이 더 커 보입니다. 우리네 삶 자체가  물질적인 잣대로 인간 품위를 결정하는 못난 세태에 빠져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선한 삶의 향기를 가진 아이들마저 부모세대의 잘못된 전철을 타게 하는 것은 부모 된 도리로서 차마 낯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세상은 부모가 바라는 것과 다릅니다. 요즘 아이들, 인터넷 ‘정보의 바다’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 깁니다. 그러니 자연 걱정이 되지요. 이웃집 아이는 이 학원 저 학원을 다니며 좋은 점수 받아 앞서가고 있는데, 유독 내 아이만큼은 항상 뒤쳐진다는 생각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경쟁에서 낙오자가 된다는 것에 부모 마음이 조급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세상은 부모가 바라는 것과 다르다

 

그래서 어쩝니까. 아이들 눈에 띄기만 하면 '공부해라' 핏대 돋우고, '컴퓨터 게임 그만 하라'고 닦달해댑니다. '공부하라'는 소리 대문 밖까지 들리면 아이들 더 이상 공부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이해하지 않고 그저 '컴퓨터 꺼라'라고만 다그치면 이미 공부할 기분이 싹 달아나고 맙니다. 그러한 일들 아무리 반복해도 소용없습니다. 부질없게도 아이들은 스트레스만 쌓이고, 부모는 부모대로 주름살만 늘어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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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운동회에 참가한 학부모 학부모들이 동심으로 돌아가 달리기에 참가하고 있다. ⓒ 박종국

▲ 가을운동회에 참가한 학부모 학부모들이 동심으로 돌아가 달리기에 참가하고 있다. ⓒ 박종국

 

부모가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그러면 당장에 눈에 띄게 아이들 하는 행동이 달라져 보일 겁니다. 아이들 잘 놀아야 잘 크듯이 부모의 과보호에서 헤어나고, 가당찮은 욕심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아이들이 다 다른 개성을 존중하고 아껴주어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 관심 갖고 지켜보십시오. 순진하게 자라고 있는 것 같지만 어른 못지않게 영악합니다. 좋은 건 좋고, 싫은 것 싫고, 하고 싶은 것 많고,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 마음을 잘 헤아려 보십시오.

 

부모가 먼저 생각을 바꿔야 

 

아이들 그다지 공부하는 데 신경 쓰지 않는다고 쌍심지 돋궈가며 애달아할 까닭이 없습니다. 인터넷 세대인 그들의 생활문화를 이해해야합니다. 온라인상에서는 물론, 오프라인 상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의 컴퓨터 서핑활동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더 이상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것으로 아이들을 묶어두려 해서는 안 됩니다. 친구들과 비교함으로써 더 이상 아이의 존재를 기죽이지 않아야겠습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글과 문서화된 틀보다는 비주얼(visual)로 의견을 나누고 감정을 전달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초등학생들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는 시사점이 큽니다. 그래도 자녀만큼은 예쁘고 똑똑한 아이로, 똘똘하고 당찬 아이로, 공부도 잘 하고 흠 잡을 데 없는 잘난 아이로 키우고 싶지요? 

#차별 #편견 #동심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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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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