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22일) 함께 일하는 실무자들과 송년모임을 가졌습니다. 마산 시내에 있는 아구찜 전문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손님이 없어서 점점 상권이 죽어간다는 창동을 살리는 의미에서 한 맥주집을 찾았습니다.
예닐곱명의 실무자들과 둘러 앉아 맥주를 마시다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번갈아 화장실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여자 실무자 한 사람이 화를 내더군요. "저 화장실 표지판 성추행 아니에요" 하면서 말입니다.
한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화장실 방향으로 쳐다보니, 위 사진에서 보는 표지판과 똑 같은 그림으로 된 작은 표지판이 입구에 붙어 있더군요. 표지판은 '남자가 화장실 칸막이 위에 올라서서 몰래 여자 화장실에서 용변보는 것을 훔쳐보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정작 남, 여 화장실로 입구가 나뉘는 앞에는 위 사진처럼 큰 표지판이 떡하니 붙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이 표지판이 둔감한 제 눈에는 띄지 않았나 봅니다.
전에, 어느 시민단체에서 후원의 밤 행사를 했던 바로 그곳인데, 저는 그날도 여러 번 화장실을 오가면서도 이 표지판을 못 봤거든요. 확실히 이런 문제는 여성분들이 더 예민한 모양입니다.
실무자들의 다수 의견이 "사장에게 말해야 한다.", "저건 성추행 표지판이다.", "화장실 가서 저렇게 하라는 거냐? 도대체 뭐냐?", "저런 표지판 다른 건물에 있었으면 난리 난다", "맥주집도 공공장소 아니에요" 뭐 이런 의견이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사장에게 말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행은 술자리를 정리하면서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정중히 이야기했습니다. 정중한 태도를 보인 것은 우리가 술김에 농담한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함께 온 저희 일행들이, 특히 여자 분들이 저 표지판 매우 불쾌하다고 합니다. 저 표지판 그대로 붙어 있으면 다시는 안 오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에 가도 그 맥주 저 표지판 그대로 붙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여러분도 혹시 저 맥주집에 가시면 꼭 사장님 불러서 "표지판 불쾌하다고, 떼지 않으면 다시는 안 온다"고 말해주세요.
그래도 안 떼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라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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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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