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언론노조 파업에 비수 꽂아"

대전충남민언련 지역언론 보도 분석...<대전MBC> 가장 적극

등록 2009.01.02 15:15수정 2009.01.0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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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7대 언론악법 추진에 반발, 언론노조가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전충남 언론들의 보도태도는 대부분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대전지역 방송과 주요 일간지의 보도 행태를 분석, 지난 달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 대전충남 방송과 신문은 이번 언론노조의 파업투쟁에 대해 소극적으로 보도하거나 일부는 아예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달 26일 서울에서 3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는 대전MBC 노조를 비롯해, TJB 대전방송 노조 등 전국 지역 민방 노조, 지역신문협회 노조 등이 참여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지역언론노조의 참여가 높았다는 것.

 

특히,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번 언론관련법이 처리되면 지역언론을 포함한 군소언론의 존립 기반이 붕괴돼 지역여론이 고사될 것이며 민주주의와 사회적 다양성 또한 말살될 위기에 처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이러한 언론노조의 파업투쟁에 대해 시민사회 진영의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고, 대전지역 시민사회에서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언론관련 단체와 노조, 일부 정당들도 이번 언론노조의 파업투쟁에 지지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보도하는 대전충남 언론들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는 게 민언련의 분석이다.

 

민언련은 "언론노조 파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전MBC>를 제외하면 우리 지역언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소극적인 보도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특히, 대전일보의 경우에는 외면하다 못해 비수를 꽂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언련 분석에 따르면, <대전MBC>의 경우 지난달 26일 MBC뉴스데스크 앵커 멘트를 통해 언론노조 총파업으로 인한 뉴스제작 차질에 대해 시청자의 양해를 구하고, 이날 진행된 언론노조 파업 소식과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한나라당 앞 파업 지지 기자회견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또한 이와 함께 <대전MBC>는 매일 1꼭지 이상 파업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반면, 파업 참여 의사를 밝혔던 <TJB대전방송>의 경우 26일 서울발 보도로 언론노조 파업 소식을 보도한 뒤 29일엔 대전MBC를 주축으로 한 지역언론노조의 한나라당 항의 집회를 간추린 소식으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

 

<KBS대전총국>의 경우에는 26일 총파업 이후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다가 29일 임영호 의원의 신문, 방송 겸영 허용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겸영 반대 여론이 54%로 나타났다는 보도와 함께 이날 개최된 대전MBC 노조의 한나라당 앞 항의 집회 소식을 간추린 소식으로 전달했다.

 

지역 일간지의 경우에도 대부분 소극적 보도태도를 유지했다는 게 민언련의 분석이다. 이번 언론노조 파업을 비교적 충실히 보도한 <중도일보>는 29일에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총파업 지지선언에 대해, 30일에는 대전MBC노조의 한나라당 앞 항의집회를 비중 있게 다뤘고, <충청투데이>의 경우에는 29일과 30일 관련 보도를 1단으로 처리, 단신성 보도에 그쳤다.

 

a  대전일보의 2008년 12월 28일자 신문에 실린 <방통위, 미디어 융합 촉진 경제 활성화 유도  
-2009년 통신분야 투자 7조원 수준으로 확대> 기사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화면 캡처.

대전일보의 2008년 12월 28일자 신문에 실린 <방통위, 미디어 융합 촉진 경제 활성화 유도 -2009년 통신분야 투자 7조원 수준으로 확대> 기사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화면 캡처. ⓒ 대전일보

대전일보의 2008년 12월 28일자 신문에 실린 <방통위, 미디어 융합 촉진 경제 활성화 유도 -2009년 통신분야 투자 7조원 수준으로 확대> 기사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화면 캡처. ⓒ 대전일보

반면 <대전일보>의 경우에는 관련 내용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대전일보>는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되자 27일자 3면에 <미디어 융합 촉진 경제 활성화 유도>라는 표제의 보도를 통해 방통위의 신문방송 겸영 허용 및 코바코 해체 등을 골자로 하는 방통위의 청와대 업무보고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해 파업중인 노조원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는 게 민언련의 분석이다.

 

또한 "<대전일보>의 이러한 보도 행태는 신문발전위원회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예산삭감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해 지역 언론 현안 문제에는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민언련은 밝혔다.

 

민언련은 "한나라당이 추진하려고 하는 7대 언론관계법은 말 그대로 이 땅의 언론을 조중동과 재벌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으로 여기에 지역과 약자가 살아갈 자리는 없다"면서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언론들이 언론관계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것은 권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사명의식의 부족 때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언론의 생존과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언론으로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지역 언론은 숙고해야 하며, 이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지금이라도 지역언론 수호를 위한 행동에 주인 된 자격으로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2009.01.02 15:15ⓒ 2009 OhmyNews
#언론노조총파업 #대전MBC #대전일보 #대전충남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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