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이 있었지만 얘기를 나누다보면 꼭 대본대로만 할 수 없다. 하고싶은 얘기가 의외로 많았다.
한미숙
송성천씨는 매주 1편씩 기사를 쓰고, 주로 맡은 분야는 교육이나 환경, 미담 등이라고 했다. 두 남매를 학교에 보내면서 학부모입장에서 교육문제를 여러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단다.
송씨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접하면서 기사로 글을 쓰지만, 잘못을 들춰내거나 고발성이 강한 글보다는 훈훈하고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미담을 더 알리고 싶어 했다. 시민기자 경력 1년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가족들의 관심이 글을 쓰게 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시민기자 ‘경력’이란 말에 왠지 나는 찔리는 구석이 없지 않다. 내 이름 옆으로 시민기자라는 명함을 받아들고는 다른 사람 이름을 보는 것 같았고 여전히 쑥스럽다. 햇수를 밝히자면 7, 8년인데, 써야 될 글 앞에선 거의 언제나 절절맨다.
시민기자라는 말이 생소했던 처음, 나는 무작정 글을 썼다. 쓰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샘물처럼 솟아나기도 했다. 그 동안 내 글은 사는이야기와 책동네, 음식이나 문화 등, 어느 한군데를 꿰지 못하고 그저 형편이 되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썼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글을 쓰면서 이따금씩 소소한 작은 상이나 시민기자 교육은 생활에 활력을 주었다. 온라인으로 만나던 시민기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나와 다른 생각과 사고방식에 자극을 받기도 했다. 뉴스를 듣거나 식구들 말 한마디는 내가 쓰는 글로 이어질 때도 있었다. 그렇게 처음은 참 설렜는데, 지금의 열정은 너무 옅어있다.
그러나 지난해 내가 참여하고 글을 썼던 촛불문화제, 어린이도서관활동 등을 떠올려보면 다시 힘이 솟는다. 촛불은 지금도 사람들 가슴 속에 잉걸불로 일렁인다. 마을마다 어린이도서관을 만들려고 엄마들이 힘을 모아 이뤄냈던 7개의 어린이도서관은 현재 동네마다 특성을 살려서 제 몫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새해에는 어떤 기사를 쓰고 싶은지 아나운서가 물었다. 청주의 송성천 시민기자는 대학청년실업 관련하여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졸업하면서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에 취업하기를 소망하면서. 나는, 아이들 그림책을 꽂을 서가에 꼼꼼히 사포질을 하면서 어린이도서관을 꿈꾸었던 엄마들을 모두 만나고 싶다. 그곳에 가면 여기저기 풀어놓는 이야기보따리가 나를 기다릴 것만 같다. 가는 곳마다 훈훈하고 따뜻한 소식을 많이 듣고 쓸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더 없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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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가면을 줘보게, 그럼 진실을 말하게 될 테니까. 오스카와일드<거짓의 쇠락>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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