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1면 무광고' 자존심 버린 사정은...

경영 악화 견디지 못하고 5일자부터 1면 광고 시작

등록 2009.01.06 14:20수정 2009.01.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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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뉴욕타임스 1면. 왼쪽이 광고가 없는 1월 4일자. 오른쪽이 하단에 CBS 광고가 들어간 1월 5일자

뉴욕타임스 1면. 왼쪽이 광고가 없는 1월 4일자. 오른쪽이 하단에 CBS 광고가 들어간 1월 5일자 ⓒ 뉴욕타임스


최고의 품격을 자랑하던 <뉴욕타임스>도 혹독한 경제 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자존심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5일자 신문부터 1면에 광고를 넣기 시작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력지답게 신문으로서의 '품위 유지'를 위해 1면에는 광고를 빼고 오로지 기사들로만 채워왔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경영 상태가 악화되자 결국 오랫동안 고수해왔던 원칙을 버리고 1면 광고를 시작한 것이다.

<뉴욕타임스> 1면에 광고를 넣은 기업은 역시 같은 언론사인 CBS 방송사였다. CBS는 자사의 간판 프로그램들의 소개와 함께 CBS를 미국 최고의 방송사로 만들어준 시청자들에 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내용의 광고를 올렸다.

CBS의 조지 슈바이처 마케팅그룹 사장은 "<뉴욕타임스>가 먼저 우리에게 광고 판매를 제안해왔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뉴욕타임스>를 신뢰해왔기 때문에 1면 광고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역시 이날 신문에서 '우리가 1면 광고를 팔기 시작했다'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경영 악화로 인한 속사정을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스>는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등 대부분의 주요 언론들과 달리 우리는 신문의 가장 중요한 곳(most important)에 상업적 요소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전통주의자들의 주장을 존중해왔지만 계속되는 경영악화로 1면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뉴욕대의 마크 밀러 교수는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뉴스에 대한 진지한 접근으로 언론계에서 고상한(rarefied) 지위를 누려왔지만 경제 위기에 따른 광고시장 악화와 독자 감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고심 끝에 시작한 1면 광고 역시 고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긴축경영과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광고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수익이 2007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3.9%나 줄어들었고 모든 자회사들을 포함한 '뉴욕타임스 미디어그룹'의 광고수입은 2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1면 광고는 물론이고 뉴욕에 있는 본사 건물을 담보로 긴급 자금을 대출받고 자사가 보유중인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의 지분 매각에 나서는 등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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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경제위기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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