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전쟁 끝내고 내전? '홍준표 사퇴론'까지

한나라당, 협상 타결 후폭풍... 청와대 의중 실렸나

등록 2009.01.07 17:51수정 2009.01.0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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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홍준표 한나라당 원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피곤한 듯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피곤한 듯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다. ⓒ 유성호

홍준표 한나라당 원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피곤한 듯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다. ⓒ 유성호

한나라당 내에서 쟁점법안 협상 후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당장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홍준표 원내대표를 겨냥한 사퇴 압박이다.

 

'홍준표 사퇴론'은 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목소리"라는 해석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청와대는 협상 타결 직후 "갈 길이 바쁜데 안타깝다, 이명박 대통령도 같은 심정일 것(이동관 대변인)"이라며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차명진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 사실상 지도부에 사퇴 요구

 

사퇴론의 포문은 차명진 대변인이 열었다. 차 대변인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쟁점법안 협상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차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지도부가 (민주당의 폭력에) 무릎을 꿇고 불법을 향해 타협의 손을 내밀었다"고 비난했다. 협상 결과에 대해서도 "폭력 소수의 결재가 있어야만 법안을 통과하겠다는 항복문서에 서명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부족한 협상 결과에 대해 대변인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칼끝은 사실상 홍준표 원내대표를 겨누고 있다.

 

차 대변인도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 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만 표시가 아니다. 지도부가 (협상 결과에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강력한 요구"라고 말했다.

 

a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미디어관련법과 한미FTA 등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 일괄 타결한 뒤 손을 잡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미디어관련법과 한미FTA 등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 일괄 타결한 뒤 손을 잡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미디어관련법과 한미FTA 등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 일괄 타결한 뒤 손을 잡고 있다. ⓒ 남소연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국민통합포럼·함께내일로·위기관리포럼·현장경제연구회·여성의원모임·비례대표의원모임·이공계모임 소속 의원들도 회동을 하고 홍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엔 공성진·권경석·김금래·원희목·최병국·심재철·진수희 의원 등 이명박계 핵심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이 참석했다.

 

회동에 참여한 한 의원은 "의원들이 협상 결과에 불만이 많았다"며 "쟁점법안을 밀어붙이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합의해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대로 가다가 결국 쟁점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걱정도 나왔다"며 "국민 기대를 저버린 지도부가 (사퇴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모임에선 홍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함께내일로'는 원내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성명을 내어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모임 대표인 심재철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교섭단체 합의안은 불법과의 야합이자 떼법에 대한 굴복"이라며 "결과적으로 불법·폭력에 동조한 지도부의 자성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뒤 심 대표는 "원내 지도부에 대한 사퇴 요구로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측 "철없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주장"... 박희태 대표도 진화 나서

 

홍준표 원내대표 측은 이런 분위기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홍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민주당의) 자해정치에 맞서 이렇게라도 국회를 정상화시켰다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며 "철없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주장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박희태 대표도 서둘러 내홍 진화에 나섰다. 박 대표는 이날 사의를 밝힌 차명진 대변인에게 "이 사안은 대변인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며 즉각 사표를 반려했다고 김효재 대표비서실장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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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7 17:51ⓒ 2009 OhmyNews
#국회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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