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른쪽에 앉은 클라리넷 수석인 말리 앤더슨. 그녀의 넘치는 열정과 끼, 에너지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다.
존 먼로
말리가 속한 학교 음악 동아리 <트라이엠Tri-M>의 회장인 내 큰딸은 말리를 위로하기 위해 대형 하트 카드를 만들었고 거기에 동아리 친구들이 말리에게 주는 위로의 글을 쓰도록 했다. 모두가 말리의 고통과 슬픔에 동참하고 있었다.
사실 말리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아이였다. 나 역시 이 학교 밴드팀에 있는 아이들 가운데 말리를 가장 좋아했다. 왜냐하면 말리에게는 늘 활기찬 에너지와 매력적인 끼, 열정이 넘쳐 흘렀기 때문이었다.
학교 풋볼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도 관전하고 밴드에서 멜라폰과 스네어드럼을 연주하는 두 딸의 연주도 볼 겸해서 나는 늘 경기장을 찾곤 했다. 그 때 가장 눈에 띄는 아이가 바로 말리였다.
환한 얼굴의 말리는 클라리넷을 불면서 엉덩이를 흔들거나 춤을 추었는데, 어쩌다 팀이 터치다운이라도 하면 그 자리에서 혼자 뱅뱅 돌거나 뛰면서 자신의 끼를 열정적으로 발휘하곤 했다. 그런 씩씩한 말리를 보고 있노라면 엔돌핀이 솟으면서 행복했다.
이렇게 밝고 정열적이던 말리에게 느닷없는 슬픔이 찾아온 것이었다. 더구나 그 엄마는 이른 새벽마다 조깅을 할 정도로 건강했고 자식이 넷이나 있는, 아직은 젊은 부인이었다. 또한 전문직 여성으로 대학 부속기관에서 아동의 건강을 위해 애써온 아동교육 상담가였고.
모두가 아쉬워하는 죽음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슬픔에 잠긴 말리가 장례식 전에도 종종 학교에 들러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선생님으로 부터 많은 위로를 받고 갔다고 한다.
뺑소니 운전자는 음주 운전자사람들이 분노했던 뺑소니 운전자에 대한 소식은 사고 이튿날에도 다시 1면 머릿기사로 자세히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