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노동자대회.
박미경
'현대미포조선 현장탄압 분쇄와 용인기업 노동자 복직 위한' 영남노동자대회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17일 오후 2시 울산 동구 남목 현대공고 앞 삼거리에서 '현대미포조선 현장탄압 분쇄와 용인기업 노동자 복직을 위한 민주노총 영남노동자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서울, 경기, 대구 등 영남 각 지역에서 달려온 노동자 1500여 명이 참가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 김주철 본부장은 대회사에서 "현대미포조선 투쟁 승리로 올해 투쟁의 포문을 열어가자"며 "오늘 어떤 일이 있어도 굴뚝 음식물 보급투쟁을 반드시 성사 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5일째 농성중인 김순진·이영도 두 굴뚝 농성자의 편지 낭독과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현대미포조선의 사내하청 업체였던 용인기업 해고자 복직과 굴뚝 농성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의 실질적 소유주인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영남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현대백화점(동구점)까지 40분간 거리 행진했고, 집회를 열었다.
현대미포조선 현장투쟁위원회 김석진 의장은 "서울과 울산에서 동시에 투쟁을 벌일 때 미포투쟁이 살아나고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굴뚝 밑으로 한 명도 빠짐없이 가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집회를 끝내고 촛불문화제를 열기위해 현재 굴뚝농성이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 폐기물 소각장 굴뚝 앞으로 향했다. 농성장엔 진보신당 당직자들이 ‘김순진·이영도 무사귀환과 미포사태 해결을 기원하며 4일차 무기한 철야노숙단식 중이었다.
헬멧 쓴 현대중공업 경비들, 물대포 직사하며 볼트까지 내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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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경비들의 물대포 직사 장면 . ⓒ 박미경
촛불문화제를 시작하려고 노동자들이 모여들자, 현대중공업 경비들 수십 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모두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뭔가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일부 경비들은 낚싯대를 메고 굴뚝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100미터 높이의 굴뚝에선 김순진·이영도 두 노동자의 생명줄인 밧줄이 노동자들 앞쪽으로 내려왔다. 그러자 현대중공업 경비들은 물대포를 쏘며 물품 공수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한쪽에선 경비대의 도발과 소화기 분사로 전쟁터 같은 소란이 일었다. 경비들은 볼트까지 던지며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울산노동뉴스 기자의 카메라가 깨졌다. 굴뚝 3분의 1 지점에 올라가 있던 경비들 또한 낚싯대를 던져 밧줄을 낚아채려고 혈안이었다. 몇 번 밧줄이 걸리자 여기저기서 노동자들의 비난이 터져 나왔다.
25일째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동지들을 위해 온몸으로 물대포에 맞서며 안간힘을 썼던 동지들 덕분에 비상식량은 세 차례 무사히 굴뚝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노동자들은 안도의 한 숨을 쉬며 굴뚝 위 두 노동자에게 힘내라며 손을 흔들며 함성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