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는 하마 변기에 재갈을 물리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 이제는 물쓰듯 하면 큰일납니다

등록 2009.01.19 16:11수정 2009.01.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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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는 하마 화장실 변기물통 ⓒ 오창균


가뭄이 심각하다는 뉴스가 자주 들린다. 낙동강에서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산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어 식수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하고 남부지방은 농작물의 피해도 심각하여 어려운 농촌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얼마 전에 다녀온 강원도 친구집에서는 지하수가 부족하다며 화장실 사용은 가능하면 바깥을 이용해달라고 했다. 겨울한파로 인한 수도관 동파로 어느지역에서는 물 공급이 며칠간 전면 중단되는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물도 자원이고 아껴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하고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 적용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실생활에서는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지 한 번 점검해 봤다.

주방, 욕실, 변기, 세탁기로 나눠서 체크해보니 화장실 변기와 세탁기에 사용되는 물의 양이 많았고 필요 이상으로 낭비되고 있었다. 겨울세탁의 경우 여름보다 빨래양이 적음에도 습관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세탁을 하고 있어서 보름에 한 번씩 빨래를 모아서 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큰 낭비는 화장실 변기에서 버려지는 물이었다. 변기물통에 벽돌 한장만 넣어둬도,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상식이었는데 여지껏 실행을 못했다는 자책감에 바로 실행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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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한번 쓰는데 10리터의 물을 버린다. ⓒ 오창균


동네 한바퀴 돌면서 쓸만한 벽돌들을 주워왔다. 그리고는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랩으로 둘둘 감아 방수처리를 했다. 우선 벽돌을 넣기 전 한 번 물을 내릴 때마다 소비되는 물의 양을 측정해봤다. 큰 페트병 5개가 넘게 나왔다. 여태껏 10ℓ의 물을 한 번에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4명이 하루에 5번씩만 이용한다고 해도 하루에 200ℓ의 물이 쓰였다.

벽돌을 넣을 수 있는 만큼 변기물통 안에 채워 넣었다. 벽돌 한 장 당 1ℓ정도가 절약됐고 서너개 넣었더니 5ℓ가 절약됐다. 반으로 줄였지만, 1회 사용에 5ℓ도 많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물통 내부 구조상 더 이상 넣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화장실 변기 제조업체에서 이와 관련된 상품을 하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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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방지를 위해 비닐로 방수처리를 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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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을 채워서 5리터의 물을 절약한다. ⓒ 오창균


가격으로 환산해 봤다. 현재 수돗물값은 누진제이며 가정용은, 30톤까지는 1톤 당 최저 320원이다(40톤=510원,50톤=570원 60톤=790…). 많이 쓸수록 요금이 크게 늘어난다. 1톤은 리터로 바꾸면 1000ℓ다. 단순하게 최저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집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물은 하루에 200ℓ 기준으로 한달(30일)이면 6000ℓ이고 가격으로는 1920원이다.


벽돌 몇 개 넣어서 절약되는 물의 양은 한달에 약 3000ℓ로, 돈으로 환산하면 1000원 정도 절약되지만 누진제를 감안하면 더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또 한 바가지가 아쉬운 가뭄지역이나 물부족으로 고통받은 다른 나라를 생각하면 물 쓰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화장실 #변기 #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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