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TV토론 거부병'이 또 도졌다.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한 TV토론에 불참하기로 한 것이다.
한선교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고위원회의 결과, 한나라당은 '용산 참사' 관련, TV 토론 등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검경 수사가 시작됐고, 수사 종료 전 고귀한 생명의 희생이 정략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결과 공식 발표 이후에는 출연을 긍정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당직자 회의 직후 홍준표 원내대표 이름으로 당 의원들에게 이에 대한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 본부장은 홍 원내대표가 지난 12월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 스핀닥터(정치홍보전문가)'로 지정하면서 "모든 언론 인터뷰는 한선교 스핀닥터를 통해 조정해주실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사실상 일체의 공식 언론 인터뷰를 금지시킨 것이다.
이는 TV토론에 나가 이번 사건에 대해 공방을 벌일 경우 국민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홍준표 원대대표의 '조기문책론'에 대한 당내 동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선진상 규명'이라는 당론과는 다른 목소리가 튀어나올 것에 대한 사전차단 의도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네르바 때도 '수사 중'이란 이유로 거부
한나라당은 '미네르바'사건에 대한 TV토론도 거부했었다. 지난 15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키로 했던 한선교 본부장이 홍준표 원내대표의 지시에 따라 불참했었다.
그때도 한 본부장은 "당 원내대책회의 결과, 현재 수사 중이고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이 토론의 주제로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와 자칫 수사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수사 중'이라는 이유를 댔었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172석의 거대여당답지 않게 소극적이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송두영 부대변인은 "불리하면 숨어버리는 한나라당은 두더지당"이라면서 "'한지붕 친이, 친박, 월박, 형님' 등이 모인 한나라당이 내부 언로를 통제하면서 '몸'을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9.01.21 20:57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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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미네르바' 이어 '용산 참사'도 TV토론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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