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폭행당해 쓰러진 MBC기자
kbs뉴스라인 화면캡쳐
또 미쳐가는 것은 경찰만이 아니네요. "과격시위의 고리를 끊자"는 청와대 대변인, "극렬 세력이 불법 폭력 시위를 미화한다"고 말하는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 이번 참사를 도심테러라 말하며 "스스로 불을 질렀다"라는 신지호 의원……. 6명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조차 싸늘한 그들의 말은 참을 수 없는 폭력입니다.
아저씨, 저는 어제(21일) 공권력에 살해되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병원에 갔습니다. 신원확인도, 유가족들의 참관도 없이 부검을 진행했다는 말에 온몸이 파르르 떨려 왔습니다. '세상에 이런 냉혈한들이 있을 수가!' 과거 독재정권 때도 없었던 정말 가혹한 겨울이 찾아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가족을 잃은 것 같은 분노와 슬픔을 안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물대포와 발길질과 짱돌이었죠. 이 차가운 폭력의 빙하기를 누가 끝낼 수 있을까요?
살수차를 막기 위해 차 밑으로 들어가셨던 아저씨의 마음, 이제 어떤 마음이었을지 잘 알겠어요. 우리는 20여년 만에 또 다시 외치고 있습니다. "독재정권 물러가라! 살인정권 물러가라!" 화가 난 군중은 지난해 여름 그랬던 것처럼 청와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네, 맞아요. 아저씨와 촛불을 든 우리가 끝내는 겁니다. 희생자 촛불추모제에 참여하는 우리가 모여 살수차를 막고 경찰의 미친 질주를 막고 이 정권의 차가운 독재를 막아야 해요.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이명박 규탄 및 희생자 추모대회'를 마친 시민들이 21일 밤 서울 중구 명동 앞에 모여 경찰의 강제진압에 항의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늦은 밤, 추모행사를 마치고 격해졌던 마음을 추스르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어요.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꼭 저에게 들려주는 노래 같았어요. 그래요. 봄의 새싹들처럼 일어나 차디찬 빙하기를 끝내고 더 이상 억울해 눈물 흘리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건 바로 촛불을 든 우리입니다. 그러니까요 아저씨. 아저씨 일어나 기운 내요. 우리 봄의 새싹들처럼 일어나요.
김광석 '일어나' |
검은 밤의 가운데 서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에 있을까 불러 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끝이 없는 말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저 왔다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매일 흔들리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 있는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가고 햇살이 비치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