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처럼 다양한 자동차를 보기 어려운 한국의 길거리

[주장]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 보호주의

등록 2009.01.30 10:31수정 2009.01.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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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미묘하고 또한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주제에 대해 몇 가지 주요 쟁점 만으로 줄인 이 글은 지금 이 시기에만 유효한 그리고 글쓴이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만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기자 주>

 

어느 날 친구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얘기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자동차 엔진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걷고 있는데, 문득 거의 2년이 넘도록 도요타 자동차를 하나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자동차 회사가 도요타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것은 주목할만한 일이었다.

 

그다음엔 도요타가 아니라도 길에서 한국산 차가 아닌 것을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산이 아닌 경우엔 대개 값비싼 유럽산 최고급 자동차이거나 말이다. 유럽의 길거리에 얼마나 다양한 회사의 자동차들이 다니는지를 생각해 보니 한국의 무역 장벽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자동차와 유사하게, 다른 많은 제품에서도 한국 기업의 독점이 이어져 한국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이 좁아진다. 비싼 돈을 내고 수입 제품을 구매하거나 질적으로 우수하지는 않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한가지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신제품에 대한 개발과 기술적 쇄신이 부족해 더 적은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외국 제품들은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나의 견해로는, 이런 상황에 주로 다음 두 무리의 책임이 크다.

 

1) 재벌 – 한국 경제는 여전히 거대한 몇몇 기업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재벌로 대표되는 이들 거대 기업들은 외국제품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보호주의 정책을 펴도록 로비를 하고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도 거의 없다. 물론 뛰어난 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힘에 의한 압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기술과 품질의 혁신이 부족하게 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일이 적어지게 된다. 

 

2) 정부 – 민주주의 정부의 역할은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대표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영리를 도모하는 것이지만, 정치인들도 그들만의 목표가 있다. 단기 목표이기는 하지만 재선출이 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재선의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 정치인들은 단기적인 악화라도 하더라도 경제 성과 지표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정책의 시행을 피하려고 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더라도 말이다.

 

시장 규제완화로 외국 제품들이 많이 유입되면 국내 기업들에게 심한 경쟁적 부담을 안겨준다. 그렇게 되면 경제 성과 지표, 그리고 결과적으로 GDP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수입 관세, 수입 규제, 수입 제한 등을 통해 거대기업을 보호하고 이를 통한 경제 성과 지표의 향상이 정치인들의 최고의 개인적 관심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선택의 폭이 제한되어 있고 수입품을 구입하려면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보호주의는 국가의 궁극적 번영을 해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약점이 숨겨진다 – 이는 한국의 산업이 아직도 보호주의를 필요로 하는 주요 원인이다. 기반 산업의 성장을 위해 보호무역이 꼭 필요했던 7-80년대와 달리, 오늘날 보호주의는 산업에서의 구조적인 약점을 덮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2) 발전이 어려워진다 –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GDP 신장을 위해서는 수출에 계속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성공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한국 회사 제품들의 지속적인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자유시장에서는 모든 제품이 정부의 개입에 의한 왜곡 없이 그 품질로서만 자유롭게 경쟁한다. 그 결과 최고의 아이디어와 제품만이 성공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선발과정이 기업 발전과 품질 향상의 가장 효과적인 동기이다. 시장의 보호나 격리는 이와 같은 경쟁을 통한 제품의 향상을 오히려 어렵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마티아스 슈페히트 기자는 독일에서 태어나 10여년 전 첫 방한 이후 거의 매년 한국을 찾다가 2006년 서울로 이주했다.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연세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 후 서울에서 '스텔렌스 인터내셔널'을 설립하여 유럽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수입판매중이다. 홈페이지는 www.stelence.co.kr, 개인 블로그는 http://underneaththewater.tistory.com/

2009.01.30 10:31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마티아스 슈페히트 기자는 독일에서 태어나 10여년 전 첫 방한 이후 거의 매년 한국을 찾다가 2006년 서울로 이주했다.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연세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 후 서울에서 '스텔렌스 인터내셔널'을 설립하여 유럽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수입판매중이다. 홈페이지는 www.stelence.co.kr, 개인 블로그는 http://underneaththewater.tistory.com/
#보호주의 #자유무역 #외국인 #재벌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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