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안 갖고 다녀도 불편 없어요!”

[현장] 부곡초등 6학년 휴대폰 사용 실태

등록 2009.02.04 16:08수정 2009.02.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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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휴대폰 부곡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소지하고 있는 휴대폰. 위줄 맨 왼쪽 휴대폰은 필자의 것이다. ⓒ 박종국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동전화(이하 ‘휴대폰’)는 1984년 첫 선을 보인 이래, 2008년 12월 서비스 가입자 수는 4천560만 명으로, 국민 10명 중 9.3명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469만 명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로 ‘1인 1핸드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의 경우 절반 이상(29명 중 17명)이 휴대폰을 갖고 다닌다. 이제 휴대폰이 생활속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민 열명 중 여덞 아홉 명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은 휴대성과 편리성, 기동성, 여러 가지 기능(노래, 영화, 전자사전 등) 이용은 물론, 사람들과의 유대감 형성 등에 걸쳐 생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부모님께 사 달라고 했어요.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집에 연락할 게 많거든요. 없었을 때보다 편리한 것 같아요. 아무 때나 친구랑 통화하고, 문자 메일도 보내요. 심심할 때는 게임도 해요. 하루에 문자메일을 50통 정도 보내는데, 약정요금 12,500원은 거의 문자 보내는 데 써요. 요금이 다 되면 휴대폰을 집에 두고 다녀요.” - 부곡초 6학년 김수희 

“저는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하면서 휴대폰을 샀어요. 코치님과 연락할 때 꼭 필요하거든요. 휴대폰이 있으면 편리해요. 처음 샀을 때는 하루 종일 휴대폰에 매달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시들해졌어요. 폰에 흥미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집에 두고 필요할 때만 갖고 다녀요. 지금 저는 통화 말고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아요.” - 부곡초 6학년 김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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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어린이 김수희 어린이는 1년전부터 휴대폰을 사용했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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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민 어린이 김기민 어린이는 5학년 때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고 휴대폰을 사용했다. ⓒ 박종국


그러나 휴대폰은 과다한 통신접속비의 부담과 전자파로 인한 건강 손실, 여러 가지 기능으로 인한 중독 가능성 등의 폐해를 노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사용에 따른 청소년 피해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청소년같이 젊은 세대 사용자의 경우에는 ‘휴대폰 중독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들의 ‘휴대폰 중독’ 심각해


이 같은 증상은 주로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휴대전화가 손에 없을 경우 심리적으로 큰 불안감을 느낀다. 시내버스나 지하철에서 온통 신경을 쏟고 있는 게 손아귀에 쥔 휴대폰이다. 음식점에서나 영화관에서도 마찬가지다. 1분에 500-600타 이상 쉴 새 없이 문자를 보낸다.

일부 학생들은 수업 중에도 한 손으로 능숙하게 문자를 보내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고한다. 평소 학교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학생들에게 휴대폰 접속이 중요한 취미 생활이 된 것이다. 숫제 아이들 말로는 “정신없이 휴대폰을 두들기다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싹 풀려요!”라고 한다.

대개 이러한 휴대폰의 폐해에도 불구하고 직간접적으로 하루 일과를 이끄는 게 휴대폰이다. 전화를 걸거나 받는 일은 물론, 취침과 기상 알람, 정각알림, 문자와 스팸(spam), 일정관리 등 세세한 것 모두 휴대폰에 의탁하고 있다.

휴대폰 사용으로 겪는 폐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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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혁 어린이 박동혁 어린이는 지금까지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요즘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 박종국

아이가 휴대폰을 사달라고 얘기했을 때부모로서 어떻게 처신해야할까? 먼저 아이와 반드시 의논을 해야 한다. 자칫 아이를 윽박지르면 지금까지 친밀했던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처음 휴대폰을 샀을 때 휴대폰에 푹 빠졌어요. 그것 때문에 부모님께 꾸중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아요. 사용하다보니까 쓸데도 없고 갖고 다니기 귀찮아요.

그것보다도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면 친구들과 놀 때나 pc방에 있을 때 집으로 오라고 전화가 오는 게 제일 큰 단점이에요. 휴대폰 안  갖고 다녀도 불편 없어요. 있다가 필요하면 다시 사용할 거에요.” 
_부곡초 6학년 박동혁

하지만 아이들의 휴대폰 사용 폐단을 줄여야한다. 고등학생 정도면 필요에 따라 휴대폰 사용하는 게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나, 초중학생들의 경우는 다르다. 우선 휴대폰을 사야할 필요성을 면밀히 따져 보아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대개 아이들이 원했다기보다 부모의 필요에 의해서 마련되었다’고 보아야한다. 아이들 과외활동의 현황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는 컴퓨터 인터넷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정보 단말기에 흥미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휴대폰을 사 주고 그것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있다. 휴대폰을 사 준 뒤 아이가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지는 일이 없도록 부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친구관계도 좋아진다.

힘들겠지만 세세한 휴대폰 사용 규칙이 필요

다음으로 휴대폰의 사용 목적을 세세하게 정해 놓아야 한다. 초중학생이 휴대폰을 갖는다면 주로 집에 연락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이 경우 굳이 문자기능이나 카메라 기능이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아이가 아무리 떼를 쓰며 고집해도 통화기능만 있는 기종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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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 어린이 김대업 어린이는 여태껏 자기 휴대폰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 박종국

요즘 휴대폰은 위치를 알려주는 가능도 있으므로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어린 아이들에게 값비싼 고액의 휴대폰을 사주는 것은 부모의 괜한 사치일 뿐이다. 휴대폰의 그 편리한 기능 중에서 필요한 부분만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저는 아직 휴대폰이 없지만 불편하지 않아요. 친구들이 비싼 휴대폰 요금 때문에 꾸중을 듣거나 고민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휴대폰을 사용하고 싶지 않아요.

더구나 방송에서 보면 전자파도 심하다고 하대요. 솔직히 휴대폰을 갖고 싶기는 해요. 하지만 있어도 쓸 데가 없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휴대폰을 살까 생각하고 있어요.” _ 부곡초 6학년 김대업

덧붙여 요즘 고등학교의 경우 일과수업 중에는 담임선생님께 ‘휴대폰을 맡겼다가 필요한 때, 적정한 시간에 돌려받아 사용한다’ 고 한다. 그렇지만 초중학교에서는 등교할 때 휴대폰을 갖고 오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학교도 있다.

이는 아이들의 자유권을 위배하고 침해하는 것이다. 그보다도 아이들의 휴대폰 사용에 대한 온당한 방법을 알려주는 게 좋다. 집안에서 휴대폰을 놓아두는 장소를 아이와 약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금은 힘들겠지만 세세한 사용 규칙은 꼭 필요하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중에도 아이가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다면 심각하다. 더구나 거기에 온통 신경을 다 쏟으며 문자를 주고받는다면 문제다. 그저 휴대폰만 달랑 사 주고 사용에 대해서 규칙을 정해 놓지 않은 부모의 잘못이 크다. 아이가 휴대폰의 폐해 속에 빠져들게 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따뜻한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아이는 결코 혼자만을 위해 휴대폰 문자메일에 매달리지 않는다.       
#이동전화 #휴대폰 #문자메일 #생활필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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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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