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왕따? 찌질이?

학교 내의 계급을 아시나요?

등록 2009.02.05 10:21수정 2009.02.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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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학교에서 자녀의 계급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서로 아끼며 사랑해야 하는 학교 내 동급생끼리도 계급화된 그룹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어느 그룹에 속하냐에 따라 아이의 학교생활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반상의 구분이 엄격하여 양반과 상놈이 같이 어울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였고, 양반자제가 아니면 글공부도 하기 힘들었다지만,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오늘날에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까지 계급이 존재한다고 하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옛날 인도에 카스트라는 제도가 있어 최고 계급인 브라만부터 노예계급인 수드라까지 4개의 계급이 있어서 날 때부터 정해진 숙명으로 알고 살아갔었다고 하는데, 학교에도 이와 유사한 4개의 그룹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잘 나가는 아이>, <괜찮은 아이>, <찌질이>, <왕따>가 그것입니다. <잘 나가는 아이>들은 좀 노는 아이들로서 일진이나 선배의 후광을 업고 학교의 룰을 하찮게 여기며, 다소 불량끼를 보이며, 의도적으로 몇 몇 아이들을 주도적으로 왕따 시키는 아이들을 말한다고 합니다.

 

<괜찮은 아이>들은 튀지 않으면서 비교적 대인관계도 좋고, 공부도 어느 정도 하는 아이들 그룹으로서 부모들의 눈에서 보면 가장 안심되는 그룹이기도 합니다. 또 <찌질이>는 반에서 무시당하는 그룹으로서 소위 잘 나가는 애들의 눈치를 보며 심부름도 해주고, 공부나 외모에서 처지는 아이들로서 친구들과의 어울림에서 무시당하고, 배척당하는 그룹입니다.

 

마지막으로 <왕따>. 용어 자체는 누구나 다 잘 아는 그룹으로서 반에서 한, 두명 밖에 없지만 그 폐해와 따돌림이 가장 심각한 그룹입니다. <잘 나가는 아이>들에 의해 어느날 갑자기 <찌질이>로 전락하기도 하고, <왕따>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네이버 지식인에 <왕따>와 <찌질이>를 검색해 보면 약 13만건과 6만건이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아이들 사이에서는 보편화된 문제이며, 그 중 많은 내용들이 조회 건수가 2만회를 상회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그 각각의 내용들도 왕따를 당하게 된 사연부터 어떻게 하면 왕따를 탈출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내용들과 그에 대한 답변들이 대부분입니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왕따 문제는 이미 범사회적인 문제로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일상화된 일이 되어 버렸지만 왕따 문제의 중심에 있는 아이들은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먼저 나서서 고민을 말하기를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부모님의 관심은 오히려 더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평상시 부모와의 관계형성이 중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감정적으로 학교를 찾아가 따진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닙니다. 관련 전문가와 상담하고, 학교 선생님과 상의하여 아이의 상황에 맞는 대책을 세워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TV를 안 보는 우리 집에서는 시간이 날 때면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와 여러 이야기를 나눕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며, 학원에서 있었던 일, 사회적 파장이 큰 뉴스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를 통해 전해 듣는 이야기지만 심각하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특히 왕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너무 심하다는 생각에 많은 걱정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왕따가 되어서도 안되지만, 가해자가 되어서도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에서 부모와의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 첫번째 요구조건입니다. 아이와의 소통과 교감은 아이가 커감에 따라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부모의 부단한 관심과 투자를 통해 이어갈 수 있는 감정의 끈이라 생각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꽃보다 남자> 같은 드라마는 맞장구를 쳐가며 함께 보더라도, 그 외에는 가급적 TV를 멀리하고, 아이에게 관심과 투자를 늘려 나가야 교감의 끈, 소통의 끈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왕따 문제 해결은 한 두번의 교육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의 집에서 부모자식 간의 편안한 대화를 통해서만이 조금씩 풀어 나갈 수 있는 문제라 생각됩니다.

덧붙이는 글 | 새전북신문에도 송고하였습니다.

2009.02.05 10:21ⓒ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새전북신문에도 송고하였습니다.
#왕따 #찌질이 #황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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