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 나한테 네가 최고라는 거"

칭찬은 그 어떠한 명곡보다도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등록 2009.02.11 10:22수정 2009.02.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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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봄동 겨우내 찬바람을 능히 이겨내고 새파란 이파리를 돋우고 있는 밭고랑 봄동, 농촌에서 정월 대보름을 즈음해서 파릇한 봄동을 뽑아다가 데쳐서 나물을 해서 이웃과 나눠먹습니다. 이즉한 밤에는 사랑방에 모인 장정들이 '군밥거리'로 맛깔나게 소용했던 먹거리였습니다. 옛추억이 가득 묻어나는 봄동, 참 정겹습니다.

봄동 겨우내 찬바람을 능히 이겨내고 새파란 이파리를 돋우고 있는 밭고랑 봄동, 농촌에서 정월 대보름을 즈음해서 파릇한 봄동을 뽑아다가 데쳐서 나물을 해서 이웃과 나눠먹습니다. 이즉한 밤에는 사랑방에 모인 장정들이 '군밥거리'로 맛깔나게 소용했던 먹거리였습니다. 옛추억이 가득 묻어나는 봄동, 참 정겹습니다. ⓒ 박종국

▲ 봄동 겨우내 찬바람을 능히 이겨내고 새파란 이파리를 돋우고 있는 밭고랑 봄동, 농촌에서 정월 대보름을 즈음해서 파릇한 봄동을 뽑아다가 데쳐서 나물을 해서 이웃과 나눠먹습니다. 이즉한 밤에는 사랑방에 모인 장정들이 '군밥거리'로 맛깔나게 소용했던 먹거리였습니다. 옛추억이 가득 묻어나는 봄동, 참 정겹습니다. ⓒ 박종국
 

따뜻한 말 한마디는 뭇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믿음을 주고 신뢰를 갖게 합니다. 벽을 허물고 성장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해 줍니다. 그렇기에 남을 기분 좋게 칭찬하는 일은 아무리 반복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는요. 엄마아빠가 잘했다고

칭찬해 주실 때가 좋아요.

우리 엄마는 자주 꾸중하지만

아빠는 무엇이든 다 좋다고

‘허허허’ 웃으며 칭찬만 해주세요.

그래서 아빠를 더 좋아하는데

엄마도 사랑해요.”

 

“우리엄마는

너무 짜증나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공부해라, 책 읽어라, 컴퓨터 그만 해라,

무엇하나 하라고 하는 게 없어요.

그리고요.

“니는 커서 뭐 될라고 그러니?”

하시면 정말 속상해요.

형하고도 비교하는 것도 싫어요.”

   

두 아이의 이야기는 얼핏 보면 여느 아이들이 다 겪는 일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누리고 있는 세상은 동전의 양면처럼 다릅니다. 무엇이든 좋게 만족하며 생활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우선 말투부터 달라집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는 뭇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 그 실행력을 올바르게 평가받았다는 자긍심 때문입니다. 맡은 일에 대한 합당한 보상은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인정이고 칭찬입니다. 아이들은 가정이나 학교, 친구들을 통해서 칭찬받으면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마련입니다.

 

a 봄동 해마다 정월 대보름 쯤이면 묵정밭이나 알토란 같이 까궈 놓은 밭에서 쉽게 만나는 것이 봄동입니다. 봄동! 그 이름만 들어도 달짝지근한 맛에 봄향기가 가득해지는 것 같습니다. 묵은 이파리를 헤집고 나온 파릇파릇한 봄동 이파리, 이제 봄은 머잖았습니다.

봄동 해마다 정월 대보름 쯤이면 묵정밭이나 알토란 같이 까궈 놓은 밭에서 쉽게 만나는 것이 봄동입니다. 봄동! 그 이름만 들어도 달짝지근한 맛에 봄향기가 가득해지는 것 같습니다. 묵은 이파리를 헤집고 나온 파릇파릇한 봄동 이파리, 이제 봄은 머잖았습니다. ⓒ 박종국

▲ 봄동 해마다 정월 대보름 쯤이면 묵정밭이나 알토란 같이 까궈 놓은 밭에서 쉽게 만나는 것이 봄동입니다. 봄동! 그 이름만 들어도 달짝지근한 맛에 봄향기가 가득해지는 것 같습니다. 묵은 이파리를 헤집고 나온 파릇파릇한 봄동 이파리, 이제 봄은 머잖았습니다. ⓒ 박종국

a 또다른 봄동 봄날이 가까운가봅니다. 겨울 내내 움츠려들었던 갖은 푸성귀들이 우두두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거지요. 개학하고 만난 아이들 모습이 이와 같습니다. 꿋꿋하게 이파리를 돋우고 있는 봄기운입니다.

또다른 봄동 봄날이 가까운가봅니다. 겨울 내내 움츠려들었던 갖은 푸성귀들이 우두두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거지요. 개학하고 만난 아이들 모습이 이와 같습니다. 꿋꿋하게 이파리를 돋우고 있는 봄기운입니다. ⓒ 박종국

▲ 또다른 봄동 봄날이 가까운가봅니다. 겨울 내내 움츠려들었던 갖은 푸성귀들이 우두두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거지요. 개학하고 만난 아이들 모습이 이와 같습니다. 꿋꿋하게 이파리를 돋우고 있는 봄기운입니다. ⓒ 박종국

 

그러나 아무리 칭찬이 좋은 묘약이라 해도 너무 얽매이면 곤란합니다. 억지 춘향 하듯 애써 좋은 것만 가릴 게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곱게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런 바탕이라면 칭찬을 듣고 화를 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칭찬의 말은 그 어떠한 명곡보다도 진한 감동으로 마음에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세상에 제 혼자만 못난 것 같아요. 다들 원하는 대학에 갔는데, 하필 왜 나만 이렇게 외톨이로 남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열심히 공부했단 말에요. 하지만 결과가 이러니 할 말 없어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막막해요.”

 

“그래, 지금 많이 힘들겠다. 괜히 억울하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지? 부모님께 미안하고 친구들 만나기도 그렇지. 나도 너한테 무척 기대가 컸어. 조금은 아쉽지만 괜찮아. 네가 원하는 대학을 올해 못 들어갔다고 해서 기죽을 것 없어. 다시 도전하면 돼. 세상 그 어느 누구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어. 어깨 축 늘어뜨리지 말고 가슴을 쭉 펴. 너한테는 너만의 강점이 있는 거야. 알아? 나한테 네가 최고라는 거.”

 

아침나절 올해 고3졸업반 제자로부터 고뇌에 찬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금의 현실을 견뎌내기에 참 힘겹다고 했습니다. 그가 얼마나 침잠하고 있을까 싶어서였습니다. 고교3년 동안 줄곧 상위의 성적을 유지해온 그가, 그렇게 가려가며 유수의 대학을 지망한 것도 아닌데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껏 기대를 하였던 부모님은 물론, 집안 두루 이만저만한 실망의 눈빛이 이만저만 부담스러웠던 게 아니었든가 봅니다. 실패에 대한 격려를 하기보다 따뜻한 말 한 마디면 충분히 감싸 안을 수 있는데…. 가슴이 저리도록 안타까웠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응원 받고, 기대 받고, 사랑받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충분히 인정을 받았다고 느꼈을 때 따뜻한 마음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일도 결코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은 아름답습니다. 칭찬하고, 인정하며, 사랑하는 데 인색하지 않아야겠습니다.

 

a 봄 마중 나온 시금치 밭고랑을 가로질러 가다보니 밭고랑 한켠에 시금치 한 포기가 이른 봄 마중을 나왔습니다. 그 모습이 하도 싱그러워서 담아보았습니다. 겨우내 웅크러들었던 우리네 마음도 이처럼 확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봄 마중 나온 시금치 밭고랑을 가로질러 가다보니 밭고랑 한켠에 시금치 한 포기가 이른 봄 마중을 나왔습니다. 그 모습이 하도 싱그러워서 담아보았습니다. 겨우내 웅크러들었던 우리네 마음도 이처럼 확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 박종국

▲ 봄 마중 나온 시금치 밭고랑을 가로질러 가다보니 밭고랑 한켠에 시금치 한 포기가 이른 봄 마중을 나왔습니다. 그 모습이 하도 싱그러워서 담아보았습니다. 겨우내 웅크러들었던 우리네 마음도 이처럼 확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 박종국

a 시금치 무더기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새파랗게 피어있는 시금치 무더기, 용케도 겨울 한 자락을 잘 견내 나왔나봅니다. 벌써 웃자란 무더기들이 자리가 비좁은 것 같습니다. 마치 누가 먼저 봄 마중을 하러는 듯이 그렇게

시금치 무더기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새파랗게 피어있는 시금치 무더기, 용케도 겨울 한 자락을 잘 견내 나왔나봅니다. 벌써 웃자란 무더기들이 자리가 비좁은 것 같습니다. 마치 누가 먼저 봄 마중을 하러는 듯이 그렇게 ⓒ 박종국

▲ 시금치 무더기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새파랗게 피어있는 시금치 무더기, 용케도 겨울 한 자락을 잘 견내 나왔나봅니다. 벌써 웃자란 무더기들이 자리가 비좁은 것 같습니다. 마치 누가 먼저 봄 마중을 하러는 듯이 그렇게 ⓒ 박종국

 

남을 칭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칭찬할 만한 것을 챙겨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점을 받아들이는 배려가 없어 칭찬을 해야 할 때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남을 솔직하게 칭찬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를 칭찬하더라도 겉치레로 하지 않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칭찬하면 오히려 오만해집니다. 정말로 그 사람의 따뜻하게 칭찬하는 말 하나면 충분합니다.

 

“선생님, 제가 너무 경솔했던 것 같아요. 단지 대학 한번 떨어졌다고 세상이 끝난 것도 아닌데…, 어쩜 제 자신이 이렇게 미련스러운지…, 다시 시작할게요. 걱―정―마―세―요! 참, 선생님! 따뜻하게 감싸주셔서 고마워요.”

 

“그래, 그게 너다운 모습이다. 힘내!”   

 

제자한테 그 어떤 이야기가 필요치 않았습니다. 그저 녀석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며 들어주는 것밖에는. 기다리면 상대가 그다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지 못했을 것 같은, 혹은 눈에 띄지 않는 강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면 바람 하는 마음이 바로 전해집니다. 참다운 마음이 곁들여지지 않은 칭찬은 아무리 좋은 칭찬이라도 상대를 움직이지 못합니다. 따뜻한 칭찬의 말 한 마디가 사람의 일생을 결정하고 남습니다.  

 

a 부곡초 6학년 아이들 2003년에 부곡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이들, 이제 6학년을 마치고 3월이면 중학교에 진학합니다. 어제(10일)은 배정받은 중학교 예소집일이라 논두렁을 걸어 가다가 기념촬영했습니다. 아이들은 2월 18일 초등학교를 졸업합니다.

부곡초 6학년 아이들 2003년에 부곡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이들, 이제 6학년을 마치고 3월이면 중학교에 진학합니다. 어제(10일)은 배정받은 중학교 예소집일이라 논두렁을 걸어 가다가 기념촬영했습니다. 아이들은 2월 18일 초등학교를 졸업합니다. ⓒ 박종국

▲ 부곡초 6학년 아이들 2003년에 부곡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이들, 이제 6학년을 마치고 3월이면 중학교에 진학합니다. 어제(10일)은 배정받은 중학교 예소집일이라 논두렁을 걸어 가다가 기념촬영했습니다. 아이들은 2월 18일 초등학교를 졸업합니다. ⓒ 박종국
2009.02.11 10:22ⓒ 2009 OhmyNews
#봄동 #봄기운 #봄맞이 #인정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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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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