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서 목욕 후 외식' 특별한 아버지 생신 치르기

집에서 치르면 번거로운 부모님 생신, 우리 가족처럼 해보세요

등록 2009.02.18 09:09수정 2009.02.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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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목욕 후 갈비집에서 케익 촛불을 끄고 계신 아버지. 그러나 주인도 인정한 질긴 한우 고기. 이점이 좀 아쉽습니다.

목욕 후 갈비집에서 케익 촛불을 끄고 계신 아버지. 그러나 주인도 인정한 질긴 한우 고기. 이점이 좀 아쉽습니다. ⓒ 윤태


지난 주 일요일은 일흔 두 번째 맞는 아버지 생신이었습니다. 전에는 부모님 생신때 늘 모든 식구들이 시골에 모여 시끌벅적하게 음식을 해먹으며 보내곤 했는데 지난해부터 우리집은 이색적으로 부모님 생신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모든 식구들 즉 단 한명도 빼놓지 않고 모여 온천에서 목욕하고 외식을 한 후 뭔가를 관람하는 형식으로 부모님 생신치르기가 바뀐 것입니다. 일요일 오전 10시까지 지정한 장소로 각자 모이는 겁니다. 서울, 성남, 대전, 안산 등등에서.

그동안 집에서 해보니 차려야할 음식이 너무 많고 남으면 처리하기도 곤란했습니다. 한마디로 집에서 치르기에는 무척 벅찬 일이 돼 버렸습니다. 식구들이 꽤 많은 편이니까요. 게다가 이제 어머니도 연로하셔서 그 많은 것들을 준비하기가 벅차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외식만 단랑 하기도 그렇고요.

그래서 온천 목욕, 외식, 관람 순으로 일정을 바꾼 것입니다. 그래서 작년은 아버지 칠순 잔치 대신 충남 덕산 온천에서 목욕하고 수덕사를 둘러봤습니다. 올해에는 온양 온천에서 목욕하고 외식 후 인근 식물원(꽃박물관)을 관람했습니다.

a  꽃식물원에서 찍은 가족사진입니다. 아버지 오른쪽에 팔짱 낀 예비 막내며느리도 있습니다. 어머니께는 엄마, 아버지께는 아빠라고 부르는 예비 막내며느리랍니다.

꽃식물원에서 찍은 가족사진입니다. 아버지 오른쪽에 팔짱 낀 예비 막내며느리도 있습니다. 어머니께는 엄마, 아버지께는 아빠라고 부르는 예비 막내며느리랍니다. ⓒ 윤태


a  작년 이맘때보다 식구가 하나 더 늘었죠. 바로 우리 둘째 녀석입니다. 그리고 작은형수는 현재 만삭입니다. 내년에 하나 더 늘겠지요? 아니 막내 며느리가 들어올 테니 두명이 더 늘겠네요.

작년 이맘때보다 식구가 하나 더 늘었죠. 바로 우리 둘째 녀석입니다. 그리고 작은형수는 현재 만삭입니다. 내년에 하나 더 늘겠지요? 아니 막내 며느리가 들어올 테니 두명이 더 늘겠네요. ⓒ 윤태


지난해 덕산 온천에서 아버지 등을 밀어드리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질 않았습니다. 형과 매형들이 먼저 밀어드렸기 때문이죠. 사실 지난해 덕산 온천이 아버지와 생전 처음 간 목욕탕이었고 이번이 태어나서 두 번째 가는 목욕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제일먼저 아버지께 가서 등을 밀어드렸는데 때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시원하게 밀어드리기만 했습니다.

두시간동안 목욕을 하니 힘이 여간 빠지는게 아닙니다. 다들 배가 고프다고 서둘러 인근 음식점으로 갔지요. 온천에 들어오기 전에 주변을 돌변서 식사할 대형 음식점을 정해놓았죠.


그런데 한가지 좀 아쉬운 점이 있더군요. 관광지에 있는 음식점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한우만을 이용한다는 갈비집에 가서 전골을 주문했는데 무슨 한우가 그리 질긴지요. 주인에게 왜 이렇게 질기냐고 물었더니 주인도 몰랐다는 듯이 “그래요?” 하고 되묻더군요. 반찬으로 나온것도 식구들이 거의 손대지 않을 정도로 맛이 없었구요. 작년 아버지 칠순때 덕산 온천 인근 대형 음식점도 그렇더니 이번에도 역시나 였습니다. 관광지다보니 뜨내기 손님을 주로 대해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식사후에 꽃 식물원을 방문했습니다. 관람하면서 좋은 배경이 나오면 가족사진도 찍었습니다. 전체 가족사진이 아니면 각자 가족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었지요. 그런데 정말 재밌었던건 바로 아버지입니다.


a  꽃속에서 포즈를 취하십사 했더니만...

꽃속에서 포즈를 취하십사 했더니만... ⓒ 윤태


요즘 아버지는 휴대폰 카마레(이하 폰카)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아버지는 뭐든지 찍습니다. 꽃 한가운데 사진 찍는 공간이 있기에 아버지, 어머니 찍어드리려고 포즈를 취하십사 했더니 아버지께서는 포즈는 안취하시고 휴대폰을 꺼내 당신의 얼굴을 계속 찍으시는 겁니다. 그렇게 해도 꽃은 안나오고 당신 얼굴만 나오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폰카로 촬영 후 한번 더 눌러야 저장이 되는데 바로 다른 장면을 찍으시니 계속해서 찰칵 소리만 들립니다.

찍으시는 사진은 수백~수천장인데 저장되는 사진은 별로 없다니...그렇다고 다 날려버리는건 아니고요, 간혹 저장되는 것도 있답니다. 그 모습 보면서 어쩌면 아버지가 유년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아무래도 아버지께서 연세가 점점 드시다보니 이곳저곳 다니고 싶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보내드리면 되는데 소 때문에 한나절을 비울수가 없는게 참 아쉬운 점이긴 합니다.

부디 건강하셔야 내년에도 등밀어드리죠.

a  꽃속에서 포즈를 취하시는 동안 여전히 폰카 촬영에 관심을 두고계신 아버지.

꽃속에서 포즈를 취하시는 동안 여전히 폰카 촬영에 관심을 두고계신 아버지. ⓒ 윤태


a  요즘 폰카 삼매경에 빠져 계십니다

요즘 폰카 삼매경에 빠져 계십니다 ⓒ 윤태


a  식물원에서 새롬이 모습, 많이 컸습니다. 퍼머도 하고.

식물원에서 새롬이 모습, 많이 컸습니다. 퍼머도 하고. ⓒ 윤태

#가족,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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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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