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시장 3대 현상의 발생 배경
삼성경제연구소
이번 금융시장의 불안 역시 외환시장에서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미국과 통화스와프(원-달러 화폐 교환)를 체결한 후, 1250원대로 안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다시 조금씩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2일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로 올라서고, 일주일새 1500원선을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환율이 오르는 것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그만큼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는 다시 말해 시장에 달러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 들어 달러 매수 심리가 매우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해외 여건 악화 등의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미 그동안 시장에서 나왔던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달러 가뭄을 잘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이 같은 달러 가뭄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긴 하다. 미국 GM 파산설과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 가능성 등으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 달러가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사정도 좋지 않다. 최근 우리은행이 4억 달러의 외채를 조기에 상환하지 않기로 발표하자, 시장에선 국내 금융권의 외채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는 은행권의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졌고, 그만큼 달러를 빌려오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는 곧 국내 금융권에서 올 2월과 3월에 갚아야 할 100억달러의 빚 상환과 맞물려 달러 사재기 현상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물론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빌려오는 데 들어가는 이자 비용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위기설의 본질은 불안한 외환보유고와 은행의 건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