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한달, 다시 그곳을 가보다

한달을 맞아 분주한 모습..."나몰라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어

등록 2009.02.21 13:31수정 2009.02.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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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추모 이명박 정부에 대한 규탄과 추모의 글귀가 적혀 있다.

추모 이명박 정부에 대한 규탄과 추모의 글귀가 적혀 있다. ⓒ 서유석

▲ 추모 이명박 정부에 대한 규탄과 추모의 글귀가 적혀 있다. ⓒ 서유석

 

 21세기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진 용산참사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5명의 철거민이 돌아 가신 지가 엊그제 같은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이다. 한 달 동안 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진심어린 반성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대통령은 진심어린 사과를 표하지 않았으며 작전을 최종 승인한 김석기 전 경찰청장은 궁색한 말을 남긴 채 자진 사퇴로 이 참사를 진정 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 달 동안 더 많은 진실들도 발견이 되었다. 청와대가 연쇄살인마를 이용해 참사를 무마시키라는 지시를 이메일로 내렸다는 진실과 경찰의 발표와는 달리 용역 또한 이 참사에 동원 되었다는 사실들 말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과 진실들이 밝혀지는 가운데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

 

a 여기 사람이 있다 건물 옥상에 추모를 표하는 모습들이 걸려 있다

여기 사람이 있다 건물 옥상에 추모를 표하는 모습들이 걸려 있다 ⓒ 서유석

▲ 여기 사람이 있다 건물 옥상에 추모를 표하는 모습들이 걸려 있다 ⓒ 서유석

한 달이 된 현장을 찾았을 때 현장은 한 달을 추모하는 준비로 바빴다. 한쪽에서는 돌아가신 다섯 분의 모습을 그리느라 분주하였고 참사가 일어났던 건물은 추모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을 하고 있었다.

 

크레인을 동원해서 무엇인가를 표현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한 시민은 한 달여간 벌어졌던 사건을 바라보면서 "정부는 참사에 대해 나몰라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평하였다. 돌아가신 다섯 분의 모습이 완성 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애도를 표하면서 눈시울을 적시는 등 각자의 다양한 애도법을 표하기도 하였다.

 

a 그릠 돌아가신 다섯 분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그릠 돌아가신 다섯 분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 서유석

▲ 그릠 돌아가신 다섯 분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 서유석

시민들이 완장 깃대에다가 수없이 적힌 글귀들이 있었다. 거기에 매달려 있는 글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추모와 분노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 지켜보겠다는 시민들의 굳은 의지를 느낄 수가 있었다. 한 시민은 참사 한 달을 보면서 "눈뜨고 바라보기 힘들고 화가난다"며 바뀐 게 없는 현실을 개탄하였다.

 

용산참사로 인해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그로인해 개선되어 바뀐 점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대통령은 구설수에 오르는 발언을 하였으며, 작전을 최종 승인한 김석기 전 경찰청장은 거짓말을 하였던 것이 들통났다. 용산 질의 때는 돌아가신 다섯 분에 대한 모독에 가까운 발언들이 나왔다. 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나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a 촛불완장깃대 시민들이 추모와 규탄등을 적은 완장깃대가 있다.

촛불완장깃대 시민들이 추모와 규탄등을 적은 완장깃대가 있다. ⓒ 서유석

▲ 촛불완장깃대 시민들이 추모와 규탄등을 적은 완장깃대가 있다. ⓒ 서유석

어느덧 해는 뉘엿 뉘엿 져가고 있었고 참사 현장의 주변 정리도 거의 다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일손을 돕던 시민들은 모닥불 앞으로 보여서 추모제를 하기 이전까지의 시간동안 한기를 피하고 있었다. 그 즈음해서 크레인에 올라가 고층에 설치되어 있던 간판을 재 도장하고 무엇인가를 적은 것이 공개 되었다.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세상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 입니다.

 

a 사는곳 입니다. 용산 참사 현장에 간판을 이용해 적힌 글귀

사는곳 입니다. 용산 참사 현장에 간판을 이용해 적힌 글귀 ⓒ 서유석

▲ 사는곳 입니다. 용산 참사 현장에 간판을 이용해 적힌 글귀 ⓒ 서유석
2009.02.21 13:31ⓒ 2009 OhmyNews
#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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