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사랑이고, 사랑은 더불어 사는 일"

평범한 사람의 연애풍경 임에스터의 <연인>

등록 2009.02.22 19:17수정 2009.02.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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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스더의 <연인> 이 책은 100여명의 커플을 인터뷰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 달

▲ 임에스더의 <연인> 이 책은 100여명의 커플을 인터뷰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 달

"있는 힘껏 그를 안고 '사랑한다'고 소리쳐 보자. 사람이 많은 곳에서 진한 키스를 해보자. 그의 촌스러운 헤어스타일까지도 사랑해주자. 이별 후에 찾아오는 후회들은 더 많이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는 드라마나 영화의 스토리나 친구의 연애담보다 솔깃하다. 우리 지근거리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연애풍경을 담은 책이 선보였다.

 

임에스더의 < 연인>(달 출판사, 2009년 1월)은 100여명의 커플을 인터뷰해 그들의 사랑얘기를 예쁜 엽서처럼 담아냈다. 한 커플 한 커플 저마다 깃든 그들의 사랑을 호흡하면 할수록 메말라버린 가슴에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누구나 사랑을 말한다. 많은 예술가나 철학자들도 사랑 앞에서 깊은 고뇌와 기쁨으로 세상을 노래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을 가장 아름답게 완성시키는 사랑.

 

<연인>은 오늘을 살고 있는 내 옆의 다른 사람들의 사랑 얘기를 진솔하게 표현했다. 책 한쪽 한쪽을 넘길 때마다 세상이 따뜻해진다. 사랑을 꿈꾸며 사는 사람들의 사랑의 일기장 혹은 사랑의 방명록이라고 할까.

 

군대 간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연상연하 커플, 갓 결혼한 신혼 부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커플, 10년을 기다려 사랑을 완성한 연인, 국적을 초월한 커플 등의 사랑 엿보기가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이 책은 엿보기의 짜릿한 궁금증으로 시작해 러브바이러스에 흠뻑 젖어들기, 사랑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풋풋한 사랑의 기억을,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는 행복을 위한 지혜를 선사한다.

 

"나는 우리가 운명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어요. 그토록 멀고 먼 곳에서 살던 그와 내가 우연히 만나서 이토록 사랑하게 된 것.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같은 집, 같은 장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린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거라고, 이 세상에 어딘가에서 당신은 살아가고 나는 그 어딘가의 당신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눈 감으면 더 아득해지는 우리 사이의 거리지만 우리에게 추억은 단순한 기억이 아닌, 선명한 약속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본문 '운명이란 뻔한 사랑이야기' 중에서-

 

<연인>의 작가 임에스더 씨는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일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더불어 사는 일"이라면서 "그러므로 연인이란 정답 없는 수많은 인생문제들을 서로 부둥켜안고 함께 살겠다고 다짐한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고 피력했다.

 

추천사를 한 황경신(PAPER 편집장) 작가는 "눈부신 섬광과 번개나 천둥 같은 사랑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서 고요하게 흐르는 물과 같은 그런 사랑이 중요하다"면서 "이토록 사랑스러운 연인들을 보면 웃고 싶어지고 울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임에스터는 6살 때 피아노를 시작해 대학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전공했다. 2년에 걸쳐 독일 프라이부르크 음악대학원에서 수학했다. 그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음악 안에서 살았다. 하지만 언제나 마음속에는 사라지지 않는 로망이 자리했다. 그 로망은 백지에 단어를 채우는 일과 셔터를 눌러 시간을 기록한 일이었다. 바로 이 책이 선보이게 된 이유다.

 

그는 아직까지 변하지 않는 꿈이 있다. 따뜻한 삶을 살면서 세상을 누비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고, 연주회를 열고, 멋진 사람과 사랑하는 시간 동안 자유를 존중하며 매일 매일 작은 기적을 일구고 싶어 하는 꿈이다.

 

2009.02.22 19:17 ⓒ 2009 OhmyNews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민음사, 2007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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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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