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희대의 연쇄살인범 검거

 ┌ '희대의 연쇄살인범' 검거  (한겨레)

 ├ '엽기 살인마' 검거, 여자·부자만 골라 '계획 살인' (중앙)

 ├ 서울서 19명 죽인 살인범 검거 … "모두 26명" 진술 (조선)

 ├ 11개월간 20명 '엽기 살인' 30代 용의자 검거 (동아)

 ├ 쇼킹！ 19명 엽기살해 희대 살인마 검거 (스포츠투데이)

 ├ '희대의 살인마' 검거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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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사람이 아닌 스무 사람 남짓을 죽였다고 하는 이가 붙잡힌 적 있습니다. 그무렵 중앙일간지들은 앞다투어 '살인마' 또는 '살인범' 이야기를 다루는 글과 사진으로 신문을 가득 채우면서 이이가 저지른 몹쓸 짓을 나무라고 혀를 찼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흘러 사람들한테 잊혀진 옛날 일이 되었습니다. 너무도 많은 일이 터지고, 참으로 갖가지 일이 생겨나는 터라, 이만한 일은 오랫동안 우리 가슴에 남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도록 마음을 품고 살아가도록 하는 사회 얼거리를 돌아볼 겨를이 없고, 안타까운 넋이 다시 태어나지 않게 할 삶터로 다스릴 틈이 없습니다. 오로지 한 치 앞만 바라보며 가도록 길들여집니다. 그저 하루하루 밥먹고 살아가는 데에 마음쏟도록 맞추어집니다.

 ┌ 희대(稀代) = 희세

 │   - 희대의 영웅 / 희대의 살인범

 ├ 희세(稀世) : (주로 '희세의' 꼴로 쓰여) 세상에 드묾

 │   - 희세의 철인 소크라테스 / 그녀는 희세의 미녀이다 /

 │     그는 희세의 목소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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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대의 연쇄살인범 검거

 │→ 세상에 드문 연쇄살인범 잡다

 │→ 보기 드문 연쇄살인범 붙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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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킹！19명 엽기살해 희대 살인마 검거

 │→ 충격! 19명 끔찍히 죽인 소름돋는 범인 잡아

 │→ 세상에! 19명 모질게 죽인 무시무시한 범인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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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밥그릇 챙기는 데에 매여 있는 우리들이 되다 보니, 우리가 늘 쓰는 말과 글을 찬찬히 헤아릴 겨를 또한 없습니다. 제 밥술 뜨는 데에 붙들려 있는 우리들이 되다 보니, 우리가 이웃하고 주고받는 말과 글을 알뜰히 북돋우는 데에는 거의 마음을 쏟지 못합니다.

 ┌ 희대의 영웅

 │→ 세상에 드문 영웅 / 세상에 몇 없는 영웅 / 세상에 하나 있는 영웅

 └ …

무시무시하다고 해야 할까, 끔찍하다고 해야 할까, 소름돋는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어처구니없다고 해야 할까, 터무니없다고 해야 할까, 우악스럽다고 해야 할까, 또는 놀랍다고 할까, 기가 찬다고 할까, 혀를 내두른다고 할까 싶은 사람을 가리킬 때에 으레 쓰이는 '희대의'입니다. 그런데, 이 '희대'가 무슨 뜻으로 쓰이는 낱말인지를 제대로 아는 분은 얼마나 될까요. 낱말뜻을 또렷하게 알면서 올바르게 쓰는 분은 몇이나 될까요. '희대'가 '희세'와 뜻이 같은 줄 아는 분은, 그러면서 '희세'는 거의 모두 '희세의'처럼만 쓰이는 줄을, 나아가 이러한 말투가 일본 지식인들 손과 입을 거쳐서 한국땅에 스며들었음을 깨닫는 분은 있기나 할는지요.

 ┌ 희세의 철인 소크라테스

 │→ 세상 드물게 깨달은 이 소크라테스 / 세상에 손꼽히는 깨달은 이 소크라테스

 ├ 그녀는 희세의 미녀이다

 │→ 그 여자는 세상에 드문 미녀이다 / 그 여자는 무척 아름답다

 │→ 그 여자처럼 아름다운 이가 드물다 / 세상에 그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없다

 ├ 그는 희세의 목소리를 가졌다

 │→ 그 사람 목소리는 세상에 드물다 / 그 사람은 세상에 드문 목소리이다

 └ …

어쩌면, 한국사람은 세상에 드문 겨레인지 모릅니다. 제 나라 말, 또는 제 겨레 말이 있음에도 제 나라 말이나 제 겨레 말을 사랑하지 않는 세상에 보기 드문 나라, 세상에 찾기 힘든 겨레인지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제 나라 말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아주 드문 나라일까요. 어쩌면, 우리들은 제 겨레 말을 갉아먹다가 내동댕이치고 깔아뭉개는 무시무시한 겨레일까요. 끔찍한 나라, 소름돋는 겨레, 얼빠진 나라, 우스꽝스러운 겨레, 터무니없는 나라, 몹쓸 겨레일까요.

ㄴ. 희대의 사진가로

.. 당신만의 어떠한 구도는 어쩌면 먼 훗날 당신을 희대의 사진가로 남길 수도 있다 .. <당신에게 말을 걸다>(백성현, 북하우스, 2008) 357쪽

"당신만의 어떠한 구도(構圖)"는 "당신만이 짜내는 어떠한 사진틀"이나 "당신한테만 있는 눈썰미는"이나 "당신만이 보여주는 어떤 틀거리"로 다듬습니다. '훗(後)날'은 '뒷날'로 손질합니다.

 ┌ 희대의 사진가로

 │

 │→ 세상에 손꼽히는

 │→ 세상에 내로라하는

 │→ 사람들이 우러르는

 │→ 사람들이 섬기는

 │→ 역사에 남을

 │→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 …

'희대' 낱말뜻으로 살피면 "세상에 드문 사진가"입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먼 뒷날 당신을 세상에 드는 사진가로 남길 수도 있다"처럼 적으면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기 나름대로 사진눈을 키우는 사람은 "세상에 드문 사진가"임에는 틀림없지만, 사람들한테 알려지고 사랑받고 오래도록 추켜세워지는 사진가라 할 때에는 "세상에 손꼽히는"이나 "역사에 남을"처럼 손질해 줄 때가 한결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 길이길이 남을 사진가

 ├ 오래오래 이어갈 사진가

 ├ 두고두고 섬겨지는 사진가

 └ …

또는, "길이길이 남을 사진가"처럼 추스릅니다. 성탄절 노래를 헤아리면, 루돌프 사슴코는 "길이길이 기억되리"라고 나옵니다. 이 노래말마따나, '길이길이'를 넣어 보면 제법 잘 어울립니다. 같은 뜻으로 '오래오래'나 '두고두고'를 넣어도 됩니다.

 ┌ 훌륭한 사진가

 ├ 멋진 사진가

 ├ 대단한 사진가

 ├ 좋은 사진가

 └ …

그리고, 길이길이 남을 만한 사진가라 할 때에는, 사진 솜씨가 모자라거나 뒤떨어진 사람이 아닌 만큼, '대단한' 사진가라 할 수 있습니다. 대단하다고 모두 '좋은' 사진가이지는 않을 텐데, 이 가운데에는 '멋진' 사진가도 있을 테지요. 그리고, 우리들 누구나 아끼고 사랑하고 믿고 섬길 만한 '흘륭한' 사진가도 드물게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