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뉴스데스크> 3월 4일 화면
MBC<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박혜진 앵커 클로징 멘트가 인기다.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방송 시간 1분 이내인 클로징 멘트가 어떤 때는 본 뉴스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와 인기가 불만있는 사람들도 많다. 클로징 멘트가 공중파 방송이 갖추어야 할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배했다는 이유이다. 어떤 사람들은 분명한 메시지에 환호를 보내고 어떤 이들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배했다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환호를 보내는 이들은 많은 누리꾼들이고,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배했다는 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해 12월 25일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배했다고 판단하여 '경고'했다. '경고'는 법정 제재로 재허가 때 반영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요인으로 작용하는 중징계 조치라고 한다. 방송사 입장으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박혜진 앵커 클로징 멘트가 방통심의위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던 모양이다.
"조합원인 저는 이에 동참해 당분간 뉴스에서 여러분을 뵐 수 없게 됐습니다. 방송법 내용은 물론 제대로 된 토론도 없는 절차에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 모두 힘든 때, 행여 자사이기주의 그리고 방송이기주의로 보일까 걱정되지만 그 뜻을 헤아려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MBC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 2008.12.25)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력하였다. 듣기에 따라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배했을 수도 있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언론 종사자라면 해야 할 말이었다. 정치권력이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방송법을 밀어붙이려고 하는 데 언론 종사자가 아무 말 없이 따르다면 언론인이기를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뉴스에서 여러분을 뵐 수 없게 됐습니다"지난 달 25일 문방위원장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미디어법을 날치기 상정한 날 신경민 앵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론인 출신 위원장이 넘어지면서 "법안을 상정합니다"란 여덟 글자 한 마디를 말했는지가 쟁점이 되는 모양입니다. 기습 작전과 여덟 글자 여부에 목숨 걸어야만 하는 우리 입법부 현실이, 축구장 같기도 하고 서커스 같기도 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MBC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 2009.02.25)언론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고흥길 위원장이 악법으로 불리운 미디어법을 날치기 상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모두를 슬프게 했다는 말은 정곡을 찌른다.
박혜진 앵커가 언론노조 두 번째 파업에 동참하기 위하여 자리를 비우자 2월 26일 <뉴스데스크>를 혼자 진행한 신경민 앵커는 "나이 들고 많이 배운 분들, 특히 법 아는 분들이 머리와 무릎 맞대고 고생했다는 얘기입니다. 기습상정의 유공자로 보이는 분들의 표정이 오늘 느긋하고 밝아 보이는 점도 뭘 뜻하는지 눈여겨 볼 만하겠습니다."라고 했다.
클로징 멘트 하나 하나가 이처럼 강력하고, 정곡을 찔렀다. 단어와 문장이 진실을 향한 열정임을 아는 사람들은 환호했고, 그 진실이 애써 싫었던 사람들은 비판했다. 방통심의위 중징계 전망이 나왔던 지난 2월 27일에도 신경민 앵커는 가수 백지영씨가 부르는 '총맞은 것처럼'를 인용하면서 대법원 촛불재판 몰아주기, 대교협 고려대 친절, 문방위원장 기습상정 친절를 비판했다.
"이번 주에는 눈에 띄게 친절했던 기관들이 많았습니다. 대법원은 몰아주기 배당한 서울 중앙 법원 조사에서 끝없이 친절했고요. 대교협이 의혹 받은 고려대 판정에서 망외의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특히 국회 문방위원장은 기습 상정에서 누군가 위해 몸을 던지는 친절을 보였습니다. 총 맞은 것처럼 친절했던 배경이 궁금합니다." (MBC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 2009.02.27)정곡을 찌른 신경민·박혜진 앵커의 클로징 멘트왜 그들은 총맞은 것처럼 친절했을까? 그들이 친절을 베푼 대상은 누구일까? 신경민 앵커만큼 다른 사람들도 궁금할 것이다. 어떤 세력을 막론하고 강력하게 비판했던 클로징 멘트가 요즘들어 조금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3월 2일 클로징 멘트를 보자.
"봄의 시작 3월이 정치, 경제, 북한에서 모두 시끄럽게 시작했습니다.미디어법 놓고 치닫던 국회가 백 일간 얘기한다지만 큰 방향에서 달라진 게 없습니다. 경제는 국내외에서 예상보다 나빠지고 북한은 변함없이 가고 있습니다.우리끼리 서로 추스르고 북돋우면서 이 봄날의 소란과 요동을 이겨내야 하겠습니다."(MBC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 2009.03.02) "믿어주는 검찰이 참 너그러워 보입니다"(2009.02.04), "법원 답변이 너무나 법 공부한 사람 같지 않아서 내일 다시 묻겠습니다"(2009.02.23), "법원이 답해야 한다"(2009.02.24)" 때와는 조금 너그러워졌다.
파업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박혜진 앵커와 다시 <뉴스데스크>를 진행 지난 4일 두 앵커는
국회가 폭력으로 얼룩져 숙제를 다 마치지 못했다고 했다. 그들이 말하는 숙제란 무엇일까?
박혜진: "어젯밤 막을 내린 2월 임시 국회에서는 두 차례 기습 강행 상정과 몸싸움, 폭력으로 얼룩져 결국 숙제를 다 마치지 못했습니다."신경민: "새로운 정치 숙제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카드 꺼내들기, 미디어법 협상의 말 바꾸기, 박근혜 전 대표의 바뀐 생각, 전여옥 의원에 대한 폭행 등이 나타났습니다.기습 강행 상정에서는 지난번 외통위의 새벽 봉쇄형에 이어서 문방위의 야구 도루형, 정무위의 병풍 세우기형 등 각종 전술을 선보였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 2009.03.04)이들 멘트는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직격탄을 날리는 것보다 부드럽지만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통해서 진실을 밝히려고 한다. 과연 이들에게 공정성과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경고'라는 족쇄를 채워야 하는가. 신경민 앵커와 박혜진 앵커가 권력에 굴하지 않고, 언론종사자로서 진실을 밝히는 촛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권력에 굴하지 않는 그대들 뒤에는 민주공화국 시민이 있음을 잊지 마시라. 신경민· 박혜진 앵커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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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박혜진 앵커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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