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칼리 이온수를 마시면 정말 체질이 바뀔까?

[뉴스 속 건강 79] 알칼리 이온수, 체질에는 아무 영향 없어

등록 2009.03.06 11:04수정 2009.03.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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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물로 아토피가 치료되고 체질이 개선된다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시장 약장수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공중파와 신문 광고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알칼리 이온수기는 의료기기로서 먹는 샘물과 같은 물이 아니므로 사용상 주의사항과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사용할 것을 당부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였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은 알칼리 이온수기가 4가지 위장증상(만성설사, 소화불량, 위장내 이상발효, 위산과다) 개선에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는데, 위장증상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으며 특정 환자는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식약청이 발표한 주의점은 음용시 pH9.5를 적정치로 유지하되 pH10을 초과하지 말고 1일 음용적정량은 500ml~1000ml를 권장하고 '체질개선이나 아토피에 좋다', '많이 마셔도 전혀 해롭지 않다' 등 사용목적 이외의 허위광고에 속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신부전, 칼슘배설 장애 등 신장질환자는 음용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알칼리 이온수기는 만성설사, 소화불량, 위장내 이상발효, 위산과다 등의 위장증상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음용의 수소이온농도(pH) 8.5~10.0까지의 알칼리 이온수를 생성하는 2등급 의료기기입니다
알칼리 이온수기는 만성설사, 소화불량, 위장내 이상발효, 위산과다 등의 위장증상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음용의 수소이온농도(pH) 8.5~10.0까지의 알칼리 이온수를 생성하는 2등급 의료기기입니다식품의약안전청

산성식품은 몸에 해롭고 알칼리식품은 이롭다?


체질개선이라는 말은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는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알칼리 이온수를 섭취하면 우리 몸이 알칼리성으로 변하게 되어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칼리성 식품, 산성 식품을 섭취한다고 우리 몸이 그렇게 변하는 것일까요?


알칼리성 식품, 산성 식품이란 식품 자체가 알칼리성 또는 산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식품이 체내에서 연소된 후 알칼리성 작용을 하는가 또는 산성작용을 하는가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체내에서 수소이온을 생성하여 산성을 나타내는 무기질인 유황, 인, 염소 등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식품을 산성식품이라고 하고, 체내에서 수소이온을 생성하여 알칼리성을 나타내는 무기질인 나트륨, 칼륨, 칼슘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을 알칼리성식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알칼리 이온수기가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알칼리 이온수기가 있습니다. 식품의약안전청
여기서 하나의 의문점을 가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과 서양 사람들을 비교해 봅시다. 우리 국민들은 서양인보다 알칼리성 식품인 채식을 더 많이 하고, 서양인들은 대표적인 산성식품인 육류와 같은 동물성 식품을 우리 국민들보다 월등히 많이 섭취합니다.
먹는 것에 따라 몸의 산성도가 변화한다면 서양인들은 이른바 체질이 산성을 띠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몸의 산성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약알칼리성으로 유지됩니다. 그것은 우리 몸이 약알칼리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서병성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의 체조직이나 혈액은 이러한 음식물에 의해 알칼리성 또는 산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호흡이나 신장의 배설기능에 따라 약알칼리성을 유지해 준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산성도가 높다는 콜라나 사이다를 마시든 알칼리 이온수를 마시든 이른바 우리 몸의 체질(산성도)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알칼리 이온수, 위장증상 개선 이외에는 백해무익한가?

 알칼리 이온수기가 '체질개선이나 당뇨 또는 아토피에 좋다'는 표현은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합니다.
알칼리 이온수기가 '체질개선이나 당뇨 또는 아토피에 좋다'는 표현은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합니다. 식품의약안전청

이번 식약청 발표 자료에서는 4가지의 위장증상 이외에는 알칼리 이온수 음용에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서병성 교수도 알칼리 이온수 사용에 대해 "실제 의학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소화장애 개선 등과 관련해서도 실제 효과가 밝혀진 바는 거의 없다"면서 "알칼리 이온수는 음이온을 가진 나트륨, 칼륨, 칼슘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므로, 신장기능이나 배설기능장애가 있는 환자라면 결석이나 기타 무기질의 배설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식약청의 발표자료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신장은 체액의 폐와 함께 몸의 산성도를 조절해주는 핵심적인 장기입니다. 그러므로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라면 신장에서 산성도를 조절해주는 기능을 초과할 정도의 알칼리 이온수 섭취가 몸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김동희 원주의대 환경의생물학교실 교수는 "알칼리 이온수가 신장에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외국 논문에 비춰볼 때 단 1건만 있었다"면서 "식약청의 입장은 만약의 문제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식약청 발표 의미를 확대해석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오히려 김 교수는 알칼리 이온수는 환원력이 뛰어나 몸속의 활성산소를 줄여주기 때문에 비타민C나 E의 복용과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즉 김 교수는 알칼리 이온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물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김 교수도 알칼리 이온수가 '체질개선'이나 '아토피 치료' 등의 작용을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위장증상 개선'에 대해서도 "약간의 도움은 있을 수 있겠으나 치료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알칼리 이온수를 약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식약청이 발표한 알칼리 이온수 1 L이하의 제한에 대해서는 "식약청이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면서 "알칼리 이온수는 약품이 아니고, 건강보조식품을 먹는다는 소극적 개념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식약청 #알칼리 이온수기 #체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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