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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산수유 창녕에 노란 산수유가 활짝 폈다. ⓒ 박종국
▲ 2009년 산수유 창녕에 노란 산수유가 활짝 폈다.
ⓒ 박종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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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날씨가 궂다. 지척에 다가온 봄기운을 느끼기엔 아직 이른 것인지. 꽃샘추위의 시샘이 사뭇 길다. 근데도 묵정밭 냉이는 새파란 잎사귀를 한껏 돋웠다. 벌써 봄의 화신이 다녀간 곳도 있다지만, 창녕에는 아직 꽃망울만 도톰하게 키웠을 뿐 꽃 소식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쌀쌀맞은 날씨에도 산수유가 활짝 폈다. 팔년째 창녕에 살면서 매년 봄 마중의 첫 손님은 산수유다. 계절을 다퉈가며 사는 것인지 맨 처음 꽃을 피운다. 사람 같으면 어느 한 곳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온갖 곳으로 쏘다니는 팔방돌이라 하겠지만, 평생을 한 곳에 붙박이로 살아야 하는 처지에 무엇이 그리 바빠 다른 그루터기에 밉상을 받는 것인지.
아무튼 올해도 변함없이 이른 봄 노란 산수유를 만났다. 하지만 그 곁에 오도카니 선 목련들은 머쓱해 보였다. 마치 날씨만 좋았다면 저희들이 먼저 꽃망울을 터트렸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애써 참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봄은 무순이다. 시새워 꽃망울을 터트리는 데는 앞뒤 가릴 게 없는 것이다. 봄은 그렇게 이즈막하게 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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