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장 "전쟁상황이었다면" 발언 논란

이철성 영등포서장 "국민상대 작전의 어려움 토로한 것" 해명

등록 2009.03.09 15:42수정 2009.03.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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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최우정 기자 = 지난 주말 '용산 참사' 추모집회에서 일부 시위대가 경찰관들을 집단 폭행한 것과 관련해 일선 경찰서장이 '전쟁상황'까지 들먹이며 시위진압과 관련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은 9일 오전 11시께 시위대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영등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경비계 소속 김모(27) 순경을 위로방문해 "1980년대에는 솔직히 백골단 등이 투입돼 심하게 시민을 진압하고 폭력적인 방법도 동원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누가 그러느냐"라고 말문을 꺼냈다.

 

그는 이어 "어느 집회를 봐도 경찰이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없다"며 "차라리 전쟁 상황이라면 마음껏 진압했을텐데 그럴 수 없으니 우리로서도 답답하다. 주말마다 도로를 점거하는 등의 시위 방법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당시 병실에는 이 서장과 함께 위로 방문한 간부급 부하 직원을 포함한 직원 3명이 함께 있었다.

 

이 서장의 말에 김 순경은 별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으며 다른 참석자들도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10여 분 정도 머물다 위로금을 전달하고 부하직원들과 함께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이 서장은 "(주말 시위는) 폭도 수준이었다. 군사작전이라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경찰 작전이라는 것이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 제한적이지 않느냐는 어려움을 토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 순경은 현재의 시위 문화와 관련, "평화적 방법이 아닌 마스크를 쓰고 나와 도로를 점거하는 행위는 의사 관철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단순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야간에 불법 폭력시위를 하는 것은 보장된 권리를 포기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일 뿐"이라며 "평화적인 집회만으로도 의사 전달이 충분히 가능한 만큼 서로의 입장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순경은 당시 폭행으로 얼굴과 허리 등을 다쳐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ielo7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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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3.09 15:42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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