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이 연기했던 이동철은 전형적인 호인이었다. 송승헌은 회당 7천만원의 출연료로 받아 화제가 됐었다.
MBC
이밖에도 <에덴의 동쪽>은 내외적으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해 언론과 대중의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이 잦았다. 50부작 드라마에 250억원이라는 거액이 들어갔지만, 배우들의 출연료가 제때 지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주연급 배우들이 워낙에 많이 캐스팅된 데다가, 무리한 주연배우 출연료 책정이 걸림돌이 되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주인공인 송승헌이 회당 7천만원을 받기로 한 것은 이미 유명하다.
지난해 '박신양 파문' 이후 배우들의 자발적인 출연료 삭감 바람이 불면서 송승현 역시 출연료의 50%를 자진삭감 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아예 안 받겠다는 게 아니라 드라마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그 이후 해외 판권 수익에서 나머지 50%를 받겠다고 조정한 것에 불과해 미봉책이라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주연 배우의 중도 하차와 작가 교체 문제도 있었다. 극 중 민혜린 역을 연기했던 이다해는 지난해 12월 드라마에서 돌연 하차했다. 송승헌, 연정훈 등과 함께 주연으로 극을 이끌던 중심인물이 갑자기 빠지게 되었는데, 그 사유가 더 놀라웠다. 이다해 스스로가 극에서 변화된 자신의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해 더 이상 연기를 할 수 없다고 결심하여 자진 하차 의사를 밝힌 것이다. 결국 이다해는 40회를 끝으로 극에서 빠지고 말았다.
<에덴의 동쪽>은 극이 진행되는 동안 두 번의 작가 교체가 있었다. 당초 집필하던 나연숙 작가가 건강상의 문제로 이홍구 작가에게 바통을 넘겼다가 1회만에 재집필에 나선 것이다. 통상적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초기 시놉시스와는 극의 흐름이 많이 달라졌고, 여러 차례 대본 수정도 있었다. 이런 문제들이 맞물리면서 출연진과 제작진 사이의 불협화음이 발생하기도 해 한동안 '에덴호'를 위태롭게 했었다.
연장 방송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당초 50부작으로 계획됐던 <에덴의 동쪽>은 그러나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4회 연장됐다. 그런데 종방에 가까워져 돌연 2회를 추가 연장하여 총 6회 연장 방송하게 됐다. 명목상으로는 '풀어낼 이야기가 많아서'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재밌는 건 이런 <에덴의 동쪽>의 깜짝 연장으로 새로 시작될 SBS의 <자명고>는 부랴부랴 눈치 편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과거를 지향하고 회귀했던 복고풍 드라마 <에덴의 동쪽>은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막판 <꽃보다 남자>에게 덜미를 잡히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경쟁작들을 압도하며 30%가 넘는 시청률로 월화드라마 시장을 독주했다. 그러나 그 성공의 이면에는 예의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악습과 병폐가 반복되었고, 이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종종 크고 작은 문제로 불거지는 결과를 낳았다. <에덴의 동쪽>은 이제 끝나지만, 던져주고 간 문제점들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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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이 한국 드라마에 던지고 간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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