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 아동 성범죄자들 '거세'하자?

일반 시민들로부터 강력한 지지 얻어...인권단체들 반발

등록 2009.03.12 08:38수정 2009.03.1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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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성범죄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공통의 고민거리다. 많은 나라들이 이를 막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아동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데 이어 전자발찌를 차고 다니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들에게 거세(castration)라는 강력한 벌을 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시각으로 11일 최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동 성범죄자들에 대한 거세 처벌 찬반 논란을 보도했다. 거세 처벌은 여론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인권단체들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다.

수세기 전 동양에서 왕실을 드나드는 환관들에게 했던 거세, 이탈리아에서 남성 소프라노 가수들에게 아리따운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했던 거세가 부활하려는 것이다.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거세 처벌 여론

현재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거세 처벌을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는 체코다. 체코에서는 지난 10년간 94명의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거세 처벌을 내렸다. 또한 이들이 거세 뒤 받을 심리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정신과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체코에서는 이미 거세 처벌이 성범죄를 완전하게 막을 수 있는(foolproof) 최선의 길이라는 여론이 굳게 자리 잡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체코의 아동 성범죄자는 차라리 거세 수술을 받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20년 전 12살 어린 아이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뒤 거세 수술은 받은 그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는 법을 깨달았다"며 "(거세 수술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거세 처벌이 성범죄를 막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 수단이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세 처벌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폴란드다. 지난해 폴란드의 도날드 투스크 총리는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화학적 거세(수술을 하지 않고 약물로 거세하는 방법)를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최근 45세의 한 폴란드 남성이 자신의 어린 두 딸을 무려 6년 동안이나 성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거세 처벌을 찬성하는 여론이 큰 힘을 얻고 있다.

다른 나라들 역시 거세를 희망하는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부분적 거세 처벌을 내리고 있다. 이들은 주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범죄자들로서 오히려 거세 수술을 받고 석방되어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유럽을 넘어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역시 아동 성범죄 재범자에게는 화학적 거세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욕은 거세로 해결될 수 없다?

인권단체들은 거세 처벌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범죄자들에게 신체적 형벌을 내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화학적 거세의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반대한다.

이들은 "거세 처벌이 성범죄율을 낮춘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성욕은 뇌에서 나오는 것이지 거세 수술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일반 시민들은 물론이고 특히 여성인권단체들이나 아동 성범죄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오히려 "인권단체들의 주장이 더욱 비인간적"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읽은 독자들 역시 찬성이 많았다. "거세해도 안 되면 그 다음에는 손목이라도 자를 것"이냐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동이나 여성들처럼 약자를 성폭행하는 범죄자들의 인권은 존중받을 가치가 없다"며 거세 처벌을 찬성했다.

일부에서는 종신형을 선고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처벌이라며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아동 성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한 거세 처벌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찬성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 성범죄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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