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양의 'Flower'이 작품은 우주적 깊은 상상력과 유연함, 안정감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 기운을 느끼게 한다.
주도양
예술작품을 관람한 성장기 아동,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효과를 기대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8일부터 4월 7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나우(gallery now)에서 열리고 있는 '심리 전문가가 제안하는 사진 효과, < 세로토닌 > 展'은 시각 이미지가 지닌 인간의 심리적 영향력을 근거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순심 갤러리 나우 대표는 "중학교 3학년 자녀 방에 걸어 놓았던 작품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집중이 잘되고, 공부하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성적까지 향상됐다는 한 컬렉터의 실제 경험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면서 "예술 작품을 보는 이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미술의 기능은 주로 선전, 교육, 전도, 주술과 관련돼 있었다. 이는 모두 작품을 마주하는 관람객의 심리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미술은 그것이 지닌 막강한 영적이고 심리적 영향력으로 인해 국가적 차원에서 장려되기도 하고 억압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 예술 작품이 미치는 심리적 파장의 정도를 느낄 수 있다.
예술 작품은 단지 표피적 이미지인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성적, 지적, 심미적 요소들로 짜인 하나의 심층적이고 복합적인 조직물이다. 청소년들에게 예술작품을 꾸준히 보여주면 시각적 과정, 해석적 사고, 의문의 형성, 가설들의 실험, 어휘적 추론 등 다양한 종류의 학습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된 학습들은 나아가 자아를 올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술에서는 이런 기능 때문에 '미술치료'라는 새로운 학문영역이 개척되기도 했다.
성장기의 강렬한 체험은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번 전시회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심리적 효과를 염두에 두고 집중력과 안정, 소망과 상상, 성장과 발전 등 세 가지 섹션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선보이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심리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성장기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각각의 심리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 작품이다. 미래의 예술 소비자가 될 아이들이 일찍부터 예술 작품과의 직접적 교감이 가능하고 더불어 작품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다면 장차 미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과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획전은 작품의 금전적 가치를 생각하기 이전에 예술 작품이 지닌 놀라운 심리적 에너지와 치유의 힘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아울러 '세로토닌展'을 통해 아직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안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 좀더 일찍히 예술적 감성을 느끼고 예술 작품의 참된 의미, 즉 교감과 소통, 그리고 창조적 발로로서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한국자연의학연구소 이시형 의학박사는 "세로토닌은 뇌 속에 있는 신경 전달 물질 중의 하나이다. 신경 세표의 소포(작은 주머니)속에는 약 50종의 전달 물질이 들어 있는데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소포에서 터져 나오는 물질이 달라진다"면서 "뇌가 세로토닌 상태로 되면 오감이 열리고 우뇌가 열리면서 영감이 떠오른다. 안 풀리던 문제가 풀리는 것도 이런 순간이다. 이렇듯 공부도 잘되고 창조적으로 되는 세로토닌"이라고 말했다.
정창훈 주성대학 아동문화학과 교수는 "좋은 예술작품을 감상하게 되면 눈으로 예술작품이 갖고 있는 순수에너지를 섭취하게 된다"면서 "이때 에너지는 아주 순수하기 때문에 무엇인가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창의적 사고력을 키워주는데 결정적인 매개체 역할을 한다. 예술작품이 어떤 모양이고, 무슨 색이냐에 따라 감상자의 창조적 에너지를 생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근매(평택대학교 교수) 한국미술치료학회장은 "가슴을 요동치게 만드는 붉은 노을, 에메랄드 빛 바다, 코발트블루의 초저녁 하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하얀 벚꽃, 초여름의 싱그러운 연초록 나뭇잎, 엄마의 품을 연상케 하는 온화한 대지 등을 보면 우리의 마음은 편안해지고 여유로워 진다"면서 "아울러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정물 사진,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조성을 높여주는 사진 등은 청소년들에게 창조의 힘을 키워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