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자판기자판기 주인이 커피와 설탕 등을 리필하다가 문을 열어둔 채 잠시 자리를 비웠다. 호기심에 안을 들여다보고 위생상태에 놀랐다.
한현자
학교, 사무실, 병원, 고속도로 휴게소, 공원 등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것이 자판기입니다. 그런데 가장 대표적인 위생의 사각지대가 커피 자판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제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오다가 커피 자판기 내부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자판기 주인이 커피와 설탕 등을 리필하다가 문을 열어둔 채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호기심에 안을 들여다보고는 위생상태에 놀랐습니다.
커피를 외부로 보내는 호수 부분은 커피찌꺼기와 침전물이 가득합니다. 또한 곰팡이와 먼지, 녹슨 흔적 등으로 '내가 이런 곳에서 나오는 커피를 마셨나?' 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여름철에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마시는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매일 세균을 뽑아 먹고 있는지 모릅니다. 특히 설탕은 작은 개미들이 단맛을 좋아해서 개미들을 자판기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판기 커피속에 개미가 헤엄치고 있는 것을 본 동료도 있습니다.
잠시후 자판기 주인은 평소와 다름없이 설탕과 커피, 물을 리필한 후 동전을 다 꺼낸후 청소와 위생상태 확인도 없이 자판기 문을 걸어 잠그고 총총히 사라집니다. 커피 자판기 내부는 일반인이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주인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위생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속수무책입니다.
관할지자체에서 위생상태 점검을 해야 하지만 인력 문제로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구청 위생과 공무원이 관할지역의 모든 자판기를 일일이 위생 상태를 점검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자판기 주인의 양심(?)을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자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점을 하시는 분들이 겸업을 하기 때문에 매일 위생상태를 꼼꼼하고 청결하게 점검하고 유지하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