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싱숭생숭 설레는 여인의 마음을 훔친다

시누이와 함께 한 섬 나들이

등록 2009.03.24 10:59수정 2009.03.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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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대교를 지나면 바로 나타나는 목섬이다.모래사장을 밟으며 가족과 연인들은 추억을 만든다. ⓒ 조정숙


주말을 이용하여 남편과 손위 시누이와 함께 바닷바람을 쏘이며 섬 여행을 함께 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살다온 시누이는 미국에서 사는 동안 그리워했던 고국의 아기자기한 섬들을 잊을 수가 없었단다.


고향으로 돌아오면 가장 먼저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에 가고 싶어 꿈을 안고 고국으로 돌아왔는데 고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번역이라는 일이 기다리고 있어 쉬지도 못하고 열흘이 넘게 집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꼬박 일에 묻혀 지내다보니 쌓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며 SOS를 보내왔다.

급한 일은 해결했다며 휴식을 취하며 오랜만에 고국에서 맞이하는 봄 향기를 맡으며 바다여행을 하고 싶으니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 나 역시 시간만 허락한다면 여행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인지라 부서지는 파도와 짙푸른 바다를 보려고 자주 찾아갔던 근교 섬 영흥도로 정하고 주말을 이용하여 함께 출발하였다.

집을 벗어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방감 같은 여유가 생기고 자유롭다는 생각에  머리부터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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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한송이가 가는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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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는 산자락에 피어 있는 산수유를 바라보며 봄꽃에 흠뻑 취한다. ⓒ 조정숙


선재대교를 지나자 목섬이 보인다. 물이 빠지면 길이 열리는 섬 많은 사람들이 모래로 된 바닷길을 통해 목섬까지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삼삼오오 짝을 이룬 사람들이 목섬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선재도를 지나 영흥도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에 도착하자  연인과 가족들이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백사장을 걸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을 겸 근처 해발 250m정도 되는 국사봉으로 향한다. 국사봉 정상에는 야생화 산자고가 군락을 이루고 피어있어 사진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산을 오른다.


며칠 동안 이상기온 현상으로 중턱에 오르자 성급한 진달래 한 송이가 활짝 피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여기저기 며칠사이 만개한 노루귀도 미소를 보낸다. 낮은 산이지만 가파른지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자 호랑나비 한 마리가 동무되어 따라온다.

남녘에는 이미 활짝 핀 산수유가 사람들을 유혹하며 축제를 열고 있지만 이곳은 아직 이른 시기인데 양지 바른 곳에 산수유가 활짝 피어 지나가던 시누이가 발걸음을 멈추며 한참을 바라본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추억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모습이 그동안 흘러간 시간을 멈추어 버린 것 같다.

정상부근에 다다르자 산자고를 담기위해 낮은 자세로 엎드려 있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낙엽 속에서 살포시 뚫고 나와 햇살을 듬뿍 머금고 있는 산자고의 은은한 색감이 미치도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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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에서 만났던 사진가들이 준비해온 음식을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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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울괴불나무꽃이 앙증맞게 피어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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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에는 노루귀도 만개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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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뚫고 나온 산자고의 은은한 색감이 매력적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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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여평에 수백년된 소사나무가 있는 십리포해수욕장 ⓒ 조정숙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소사나무가 둘러싸인 정자를 오르자 오래전 덕유산에서 만났던 사진가들을 만났다. 서로 인사가 오가고 그동안의 소식을 묻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반갑습니다. 취미생활이 같다보니 이렇게도 만날 수가 있군요."

나 역시 인사를 건넨다. 서로가 준비해온 음식들을 나누며 정담을 나누고 또 만날 날들을 기대하며 내려온다. 근교 10분정도 이동하면 북쪽 끝에 있는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는 십리포해수욕장이 나온다.

해변의 길이가 십리라 해서 십리포해수욕장이라 이름지어졌다 한다. 해수욕장에는 900여 평의 수백 년 된 소사나무 숲이 있어 여름철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정자나무 역할을, 겨울에는 방풍림 역할을 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변에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는 소사나무를 옹진군에서는 적극 보호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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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나들이객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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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을 따며 신기해하고 있는 시누이 ⓒ 조정숙


약 4㎞의 왕모래와 자갈이 섞인 해변, 1㎞의 고운 모래밭은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해변 서쪽으로는 기암괴석이 우뚝 솟아 있다. 간조 때에는 갯벌에서 소라, 고둥, 바지락 등을 잡을 수 있다. 시누이는 이곳에서 바위에 붙어 있는 굴을 따며 즐거워한다.

남편도 연신 파도에 밀려 떨어진 굴을 주어다 주고 시누이는 돌로 두들겨 돌 틈 사이에 있는 굴을 따서 맛을 본다. 굴이 단맛이 난다며 신기해한다. 오랜만에 함께 바닷바람도 쐬고 굴도 까먹고 백사장을 걷는 모습을 보니 흐르는 세월만큼 남매의 정이 더욱 돈독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덩달아 흐뭇하다.

세월의 흐름을 잊어버리기라도 하듯 지천명 지난 나이에도 서로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활짝 웃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남매의 데이트를 멀리서 바라보는 내 마음도 행복하다. 나는 그 모습을 담기위해 연방 셔터를 누른다. 추억을 만들어 주기위해~
#목섬 #산자고 #십리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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