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수액제가 이곳에 자작나무를 심기 시작(91~92년도)한 것은 백두산 자작나무숲을 보고 너무나 아름다워 포옥 빠졌을 때부터였죠
이종찬
수액 뽑아도 나무에는 큰 지장 없다 러시아에서 '귀족'이라 불리는 자작나무. 러시아에서는 감기만 걸려도 초봄에 나오는 자작나무 수액을 먹으며, 이 수액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고 있다. 북유럽에서는 예로부터 자작나무 수액과 자작나무를 민간요법으로 많이 활용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자작나무 수액을 받는 곳이 거의 없다.
참나무목 자작나무과 낙엽교목인 자작나무는 껍질이 흰색이며, 옆으로 얇게 벗겨지고, 작은가지는 자줏빛을 띤 갈색이다. 자작나무는 하얀 껍질이 너무도 아름다워 러시아, 북유럽 등지에서는 정원수나 가로수, 조림수로 많이 심는다. 자작나무 목재는 가구를 만드는 데 쓰이며, 한방에서는 나무껍질을 '백화피'(白樺皮)라 하여 이뇨, 진통, 해열에 쓴다.
천마총에서 나온 그림 재료도 자작나무 껍질이며, <팔만대장경>도 자작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전자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산벚나무와 돌배나무가 대부분이라는 설도 있다. 우리나라 곳곳 산에도 자작나무가 꽤 있으나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백두산 자작나무숲이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이른 봄 자작나무에서 수액이 나온다는 것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나그네도 그랬다. 나그네도 자작나무에서 수액이 나온다는 것을 올해 강원도 횡성에 가서 처음 알았다. 자작나무 수액은 춘분에서 8일 정도까지만 채취할 수 있으며, 그때가 지나면 자작나무 스스로 수액 내뿜기를 멈춘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산림청 연구결과 자작나무 수액이나 고로쇠를 채취해도 나무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것도 그제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