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가 고용한 여성경호원들이 27일 오전 정기주총에 참가하려는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원들을 막아서고 있다. 분회원들은 기륭전자 소액주주로서 이날 정기주총에 참가하고자 했다.
이경태
결과적으로 기륭전자가 경찰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주총장 앞에서 주총 진행을 맡은 박아무개 총무이사는 당장 "주총이 이미 성립선언이 됐고 이후로는 의결권 행사 문제로 중간에 들어오고 나오고 할 수 없다"며 조합원들을 막아섰다.
조합원들이 "경찰이 막아서 늦게 올라온 것"이라며 "소액주주로서의 권리행사를 막지마라"고 거칠게 항의했지만 회사 측은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이들의 말이 거짓이 아니다"며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겠다는 이에겐 "필요 없다, 우리가 알 바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소연 분회장은 "우리가 주주도 아닌데 들어가겠다는 게 아니지 않냐"며 "단 10주밖에 못 가진 소액주주라서 무시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족수 규정이 (주주의) 출입을 제한하는 규정인가. 질서가 문란해져서, 안에서 관리하기 힘들어서 막는 건가? 회사 실무자가 관리하는 그런 형식적이고 실무적인 문제 때문에 소액주주가 권리를 제한 당해도 되나? 왜 답변을 못하나."일부 조합원들은 문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을 뚫고 입장하려 했지만 결국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한 조합원은 "하루 일당 받는 너희들이 5년 동안 싸워온 우리를 이렇게까지 막을 필요는 없지 않냐"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기륭전자의 정기주주총회는 조합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성립, 20여 분만에 박수소리와 함께 끝났다. 배영훈 기륭전자 사장은 조합원들을 피해 뒷문으로 주총장을 빠져나갔다.
"주총 참석 못했지만 집회 등 통해 문제해결 촉구할 것"한편, 주총이 끝난 후 김 분회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해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기륭전자의 부실경영을 고발하고 5년 가까이 끌어온 노사간의 갈등도 여전히 남아 있음을 알리려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동작구 신대방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후 사측과의 '집회 신고 전쟁' 등으로 1인 시위와 저녁 촛불문화제만 진행해왔다"며 "오는 4월부터는 정상적으로 집회를 열고 회사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5년 가까이 끌어온 불법파견 해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공유하기
기륭전자 '소액주주' 해고노동자들, 정기주총 못 들어간 까닭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