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죽어서도 남산을 떠나지 못하고

남산 개발의 허상과 남산 소나무 유감

등록 2009.04.03 11:08수정 2009.04.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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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아들과 함께 서울 남산에 오른다. 그 며칠전 서울시에서 발표한 남산르네상스 종합계획안을  보고는 여러 날 잠을 설치다 바쁘다는 아들과 사진기 들고 남산에 올랐다. 탤런트 장자연씨가 그날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을 후에 듣는다. 제대로 뜻을 펴보지 못하고 힘껏 저항 한번 해보지도 못하고, 무지한 사람들과 험한 세상에서 떠밀려 나갔던 그날, 뽑혀진 남산 소나무를 찍고 있었다, 성의 없이 심어진 벚나무 잣나무를 찍는다, 변해가는 남산을 찍고 있었다. 그녀의 나이만큼 잘자란 남산 소나무가 잘려 나갔다.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무심히 사람의 손에 베어진 남산 소나무 얘기를 전하고자 한다. 이제는 남산 소나무이다. -2009년 식목일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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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르네상스와 남산 소나무 ⓒ 이진수


이곳은 우리나라 대표 소나무 궁이다. 서울의 중심지 남산, 남산에서도 햇볕 잘들고 따뜻한 남쪽 자리이며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배산임수의 명당터인 이곳이 우리의 소나무궁이다.

태안반도의 수려하고 웅장한 소나무 휴양림처럼, 이곳은 서울시민의 편안한 휴식처이다.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와 정성껏 심겨진 기품있는 소나무숲 팔도 소나무 단지가 있다. 그래서 이곳이 우리나라의 대표 소나무궁이어야 한다.

(* 소나무궁 : 610여 년 전 새 왕조의 뻗어나가는 기세를 수용하기 위하여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고 경복궁을 지었듯이, 우리의 새로운 기상을 위하여 제대로 된 대표 소나무 단지가 있어야 한다 해서 필자가 붙인 말임.)

일본에서 일왕궁과 광장에 잘 가꾸어진 많은 소나무를 보고 감탄과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이곳에는 일제시대 우리나라에서 뽑혀온 소나무가 있다 해서 안타까움이 더했다. 우리나라에도 저렇게 잘 가꾸어진 소나무 단지가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있었다. 처음 이지역 남산에 올라, 남산 위에 저 소나무를 보고는 잘 키워지고 다듬어진다면 일본에서 보았던 부러움이 남산에서도 볼 수 있겠구나 어디 내놔도 자랑스런 소나무단지를 만들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애국가 가사도 생각난다.

1. 남산르네상스는 소나무가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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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소나무 단지/ 서울의 중심, 소나무궁의 중심지 ⓒ 이진수


천번을 넘게 이곳을 다녀갔다. 자식이 커가는 나이 만큼 흰머리 늘더니 언제부터인가

콜레스트롤 수치가 높았던 나는 생활화된 운동이 필요했고 찾아낸 방법이 이곳을 돌아 출근하기를 수년째, 웬만한 악천후에도 열심히 다녔다, 남산은 내 생활의 일부가 된다.


남산은 변하기 시작한다. 남산 소나무는 바람서리 불변하는 우리의 기상이 되길 바랐는데 자랑스런 우리의 남산이 되길 바랐는데 남산은 조금씩 나빠졌다, 수십 년 잘 자란 소나무는 뽑혀졌다. 솎아낸 소나무는 인근 빈터로 옮겨져 웅장한 남산 소나무숲으로 태어나 솔향기 그윽한 시민의 휴식처가 되어야 하는데 큰 소나무는 뽑혀갔고 어린 소나무가 심어졌다. 무질서하게 벚나무 잣나무 심어졌고 많은 잡나무도 심어졌다. 남산은 그렇게 변해 간다.

2. 남산 위에 철갑을 두르던 소나무는 뽑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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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소나무야 어디가느냐 소나무궁은 누가지킬래/ 수십년 잘자란 소나무는 뽑혀졌다 작년에도 뽑혀졌다/ 이곳에는 어린 소나무가 심어지겠지 ⓒ 이진수


3. 소나무는 죽어서도 남산을 떠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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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는 남산을 떠나지 못하고 ⓒ 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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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 소나무 영혼을 묻다. 내가슴에는 소나무를 묻다 ⓒ 이진수


남산 소나무를 왜 베어냈을까 알 수 없다, 정말 알 수 없다

3개월 전 한강진역(전철6호선)에서 남산 올라오는 산책길이 새로 났다. 그 길에는 잣나무가 심어졌다. 드문드문 벚나무도 심었다. 언제부턴가 공원에 벚나무 몇 그루 심어야 공원 되는 줄 안다. 일본이 우리 민족정신 말살의 일환으로 장충단 공원을 만들어 수천 그루의 벚나무 심었고,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들었듯이 소나무궁이어야 하는데 소나무원이 되고 있다.

선조들은 남산에 소나무 무성해야 서울의 정기가 비축되고 나라가 강건해진다 하여 송목금벌이라는 강력한 소나무 보호정책을 실시했다. 2009년 3월 4일 서울시는 남산르네상스 종합계획안을 발표했다 232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4. 어린 소나무야 언제 우리의 기상이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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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남산소나무는 뽑혀졌고/ 100여 그루의 잘자란 소나무가 뽑혀졌다그곳에 어린 소나무 심다 ⓒ 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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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소나무숲 터널을 꿈꾸다/ 태안반도의 웅장한 소나무숲 터널 처럼, 솔향기 가득한 소나무숲이 만들어 져야 한다. 어린 소나무야 너는 언제 자라서 우리의 기상어린 소나무숲이 될래 ⓒ 이진수


5. 벚나무 심으면 공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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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남산소나무 앞에 벚나무 심고 있다/ 요즘은 벚나무만 심으면 공원되는줄 안다.(좌측)한강조망을 가로막는 수십년된 가림막 나무. 한번 잘못 심어진 나무가 후손에게 어떤 결과를 주는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 이진수


 6. 소나무궁이 소나무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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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난 남산 산책길에는 잣나무 심다/ 이곳에서도 가끔은 소박한 서울의 일출을 볼수있다, 낙산사의 소나무를 그리워 하면서 ⓒ 이진수


남산 중턱에는 남산 순환도로 개설로 산등선이 절개되어 남산정기가 끊겨진 곳이 있다.
이곳에 한남 육교가 있어 남산으로 연결해 준다. 이 육교는 용어부터 다리로 불려야 한다 남산 산등선을 이어주는 다리, 끊겨진 남산정기를 이어주는 다리,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다리여야 한다. 남산르네상스 계획에 교체 포함된 이 다리는 석재다리로 건설함이 어떨까.

숭례문과 불국사의 청운교 백운교가 어우러진 구름위의 다리, 우리 시대에도 천년 갈 수 있는 문화재 하나 만들어야 한다. 남산을 대표하는 명물이 될듯싶다. 소나무와 돌은 궁합이 그만이다. 세계적인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진정한 남산 르네상스다.

육교 건너편 남산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도로절개지 위에는 남산과 한강을 커튼처럼 막고있는 약 200m 가량의 가림막 나무 있다. 왜 그나무를 심었는지 유래는 모르나 아마도 외인아파트 건설시(후)에 심은 것이 아닐까. 한강조망을 가로막는 나무는 절개지 아래로 옮겨 흉물스러운 도로절개지 가림막으로 이용하여 남산 환경개선과 조망권이 확보돼야 한다. 물론 그자리에는 자랑스런 우리의 소나무를 심는다.

7. 남산 환경개선과 조망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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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 한남육교/구름위에 다리, 청운교 백운교처럼 돌다리가 제격이다 진정한 남산르네상스다. (우측) 남산속살 드러낸 도로절개지 약200여M/ 잘못된 정책, 한번 파괴된 환경이 우리에게 무었을 주는지 반성해야 한다. ⓒ 이진수


남쪽에서 바라보는 남산은, 남산을 압도하는 거대한 콘그리트건물 하얏트호텔이 있다. 마치 죽은 남산능의 비석처럼 서있다. 비석을 뽑아내야 남산이 살아난다. 어디 대토 할 곳 없을까. 남산에서 내려다 보면 지근거리에 용산 미군기지가 있다 수년내 미군기지가 이전되고 용산은 공항 길목, 고속철도, 한강 유람선까지 서울의 중심지로 태어난다. 그곳에 특급호텔 있어야 한다. 용산공원 일부가 축소된다 해도 지근거리의 남산공원이 확대개발 된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하다.

8. 남산르네상스의 시작은 하얏트호텔 건물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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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산능의 비석처럼 서있다/ 남산 야생화 공원(옛 외인 아파트 철거지)에서 바라본 하얏트호텔 건물/ 호텔 개관된지 30년 지났다. ⓒ 이진수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서울 중심 명당터에 제대로된 대표 소나무단지가 있어야 하고 남산의 시급한 환경개선을 위하여 하얏트호텔 건물철거 문제, 천년 갈 수 있는 구름 위에 다리 건설문제, 도로절개지 환경개선과 조망권확보 문제까지 거론해 봤다. 남산르네상스의 지향점이기에 꼭 개선되어야 하지만 시급한 건, 기존 남산 소나무를 잘보존하고 체계적인 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 남산르네상스 종합계획안에 의하면 소나무숲이 2곳(18.5ha)에서 5곳(37.65ha)으로 확대된다. 바라건데 기품있는 소나무 단지로 만들어야 한다. 남산 소나무가 잣나무 벚나무에 가려져가고 각종 나무가 어우러져 남산이 유원지화 된다면 남산르네상스는 의미없다. 개발되지 아니함만 못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이다.

9. 소나무는 사계절 관광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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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푸른듯 푸르름은 우리 민족의 자랑이고, 굽은듯 곧음은 우리 민족의 기상이다. ⓒ 이진수


 10.소나무 사이로 한강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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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소나무궁 위쪽에서 내려다본 한강/소나무와 한강은 언제나 한결 같다 ⓒ 이진수


     남산르네상스 계획안에 의하면
     남산르네상스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처럼 되기를 원한다
     잘가꾼 남산은 센트럴파크가 흉내낼수 없는 도심속 휴식처가 될수있다.

     남산르네상스가 완성되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다
     우리가 잘가꾼 남산소나무는 사시사철 관광 상품이다.

     서울시 상징나무로 소나무를 제안합니다

     남산르네상스의 또다른 시작이다.           
                                                                  

덧붙이는 글 | 20여 년간 남산자락에서 근무하며 남산의 변화와 혜택을 받아온 사람으로,이 글이 최근 발표된 남산르네상스 종합계획에 도움이 되어 기품어린 남산 소나무 단지와 명품 남산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 daum과 naver 개인 블러그의 글과 사진을 정리하여 식목일 앞두고 ohmynews에 올립니다. [출처] 남산 소나무/ 남산개발의 허상과 남산르네상스| 작성자 소나무궁


덧붙이는 글 20여 년간 남산자락에서 근무하며 남산의 변화와 혜택을 받아온 사람으로,이 글이 최근 발표된 남산르네상스 종합계획에 도움이 되어 기품어린 남산 소나무 단지와 명품 남산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 daum과 naver 개인 블러그의 글과 사진을 정리하여 식목일 앞두고 ohmynews에 올립니다. [출처] 남산 소나무/ 남산개발의 허상과 남산르네상스| 작성자 소나무궁
#남산소나무 #소나무궁 #남산개발 #남산르네상스 #장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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