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의 항변 "근거없는 얘기가 춤을 추고 있다"

노 전 대통령측, 갖은 의혹에도 '결백' 주장... "직접 해명할 일 없다"

등록 2009.04.03 10:32수정 2009.04.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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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달 26일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김해노사모에서 내건 펼침막 앞을 지나고 있다.

지난달 26일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김해노사모에서 내건 펼침막 앞을 지나고 있다. ⓒ 윤성효

지난달 26일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김해노사모에서 내건 펼침막 앞을 지나고 있다. ⓒ 윤성효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가 살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요즘 괴롭다.

 

'박연차 리스트' 파문과 관련, 조카사위 연철호씨,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친인척과 핵심측근은 물론이고 본인과 연관지은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의혹들이 '참여정부의 부패'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검찰의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의 근거지인 '봉하마을'로 향하고 있다.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은 "화포천 개발사업 명목으로 50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데 이어, "후원자 처지에서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고 싶어 조카사위에게 돈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진술을 따르자면, 박 회장은 대통령 재단 설립이나 화포천 개발사업 등의 명목으로 노 전 대통령측에 돈을 건네려고 했다가 실패하자 조카사위라는 우회경로를 통해 50억원을 건넨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측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개인간의 사업거래' 성격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중순께 사건을 인지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달리 지난해 퇴임 직후 박 회장과 조카사위 연철호씨의 50억원 거래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측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참여정부 기대치가 높았는데 이런 사건 터져 민망하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측은 "박연차 회장과 조카사위의 사적 거래일 뿐 노 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고 거듭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한 핵심측근은 "박연차 회장이 조카사위에게 건넨 50억원은 개인간의 거래로 판명났다"며 "박 회장은 화포천 개발사업 명목으로 50억원을 줬다고 주장하는데 김해시청에서는 '화포천은 개인이 투자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해명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이 측근은 "책임없고 근거없는 얘기가 춤을 추고 있다"며 "화가 나지만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이 측근은 "우리가 지금 가만히 있는 것은 (노 전 대통령) 형님 문제도 있고, 참여정부를 생각하는 기대치가 높았는데 이런 사건이 터져 민망하고 미안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구차하게 변명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봉하마을'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공보비서관도 "핵심은 50억원이 투자냐 아니냐를 확인하면 된다"며 "나머지는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차분하게 과정을 지켜봐야 할 단계인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하면 당하는 대로 그냥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비서관은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조카사위에게 투자한 걸 가지고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냐"며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명할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해명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비서관은 50억원 거래사실 인지시기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내려온 직후에 알게 됐다"며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기) '10일 전에 알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009.04.03 10:32ⓒ 2009 OhmyNews
#박연차 리스트 파문 #노무현 #봉하마을 #연철호 #정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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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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